국내 보험시장 포화상태… 데이터 판매로 성장 돌파구 마련
업계 "데이터 관련 사업에 대한 수요 점차적으로 확대될 것"

사진=한화손해보험
사진=한화손해보험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고객의 보험정보를 빅데이터로 만들어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보험업계의 새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KB손해보험에 이어 한화손해보험도 데이터 상품을 만들어 판매에 나섰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데이터중개플랫폼 '한국데이터거래소'에 총 5건의 데이터 상품을 등록했다. 앞서 한화손보는 올해 3월 금융감독원에 부수업무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문 및 데이터셋 판매'를 신고한 바 있다.

한화손보가 데이터 판매에 손을 댄 배경에는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성 둔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개최한 '2023년도 보험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보험산업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 둔화 영향으로 내년 성장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즉, 본업인 보험모집 외 다른 수익모델을 만들어 성장의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한화손보의 판매 데이터 상품은 '민영의료보험 장기 가입자의 의료이용 행태', '주택 특성별 누수사고 현황', '고객유형별 장기보험 담보 가입현황', '고객유형별 장기보험 상품 가입현황' 등이다.

한 예로, 판매중인 주택 특성별 누수사고 현황은 부동산 중개플랫폼에,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혹은 신한EZ손해보험 같은 신생 손해보험사에 유용한 데이터로 사용될 수 있다.

부동산 플랫폼은 거래 중개 시 주택 구조·노후도에 관한 위험을 객관적으로 안내해 매매·임차 거래에 도움을 제공할 수 있으며, 신생 보험사는 향후 화재보험판매 시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통계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보험회사가 축적한 데이터의 가치는 무궁무진한 만큼, 향후 데이터 판매업에 진출하는 보험회사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손보 외 데이터 판매 상품을 내놓은 곳은 KB손해보험으로, 금융데이터거래소 기준 8개 상품이 판매 중이다. 이 외에도 판매업체로 등록한 보험회사는 ▲한화생명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 ▲삼성생명 ▲롯데손해보험 ▲교보생명 ▲KB손해보험이다. 보험 유관기관으로는 보험연수원이 데이터 판매기업으로 등록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몇 보험사들이 부수업무로서 빅데이터 자문 및 데이터 판매를 신청하는 등 보험사들의 데이터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사들이 요양서비스와 헬스케어 서비스를 데이터경제 시대에서의 새로운 활로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 관련 사업에 대한 수요는 점차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손보는 작년 다른 금융사들과 '금융데이터댐' 구축을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 NICE평가정보사와 데이터 융복합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데이터 판매를 위해 협업하겠다는 그림이다. 이종 산업 데이터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KT와 손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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