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안장관 파면, 한덕수 국무총리 경질 촉구
새 정부 대립각… 중도층 흡수해 차기 당권경쟁 우위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최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 책임자를 맹폭하고 있다. 한덕수 총리를 향해서는 경질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상민 행안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면피성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언론에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과연 그것(경찰·소방 대응)이 원인이었는지 의문이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선 안 된다" 등 책임을 회피하는 식의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유 전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외신 기자 간담회 답변 태도를 비판하며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이태원 참사 외신 기자회견에서 웃고 농담을 했다.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참사로 희생당한 영혼들을 욕보이고 국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저런 사람이 총리라니 이 나라가 똑바로 갈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정부를 재구성하겠다'는 각오로 엄정하게 이번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이 사태를 수습하고 새로운 각오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의원의 이같은 행보는 차기 당권주자 경쟁에 앞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이태원 참사에 관한 정부 책임론을 제기해 여당 내 다른 경쟁자와 차별화된 행보로 중도층을 공략하려는 목적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반윤을 노골적으로 얘기하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비윤 쪽에서는 아직 당을 이끌만한 사람이 나오지 않았는데, 유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비윤을 대표하는 일종의 수장이 나온다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집권여당의 대표는 대통령의 의중도 상당히 중요한데, 유 전 의원은 지금 다시 친윤으로 가기도 좀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윤심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유 전 의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신의 스탠스가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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