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등락률 코스피 5.73%↑·코스닥 5.38%↑
환율 하루에 59원 급락하며 1318원대 기록
긴축 기조 완화 살피며 실물경제 둔화 확인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이번 주 코스피가 2480선까지 상승했다. 미국 물가지표의 둔화로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심리가 급속히 회복됐다. 환율도 원화 강세에 1310원대까지 낮아져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위원들 발언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연준 속도조절 전망이 강화된 상황에서 나오는 발언들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 폭 둔화에 힘을 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급락·외국인 매수 행진에 코스피 2480선 회복
이번 주 코스피 주간 등락률은 5.73%다. 코스닥은 5.38% 상승했다. 코스피는 주 초반 3거래일 연속 1%가량 상승하며 2420선대를 회복했다. 중국 증시가 방역 정책 완화 기대감에 상승한 데 따라 국내증시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원화 강세로 환율이 1400원 밑으로 내려온 점도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3조68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밑돌며 원화 강세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글로벌 디지털자산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주요 코인 폭락 사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세계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이를 뒤집으면서 코인 가격의 급락을 초래했다. 코스피 지수는 2400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9월(8.2%)은 물론 시장 전망치(7.9%)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이 확산됐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3.7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5.54%), 나스닥지수(7.35%) 모두 폭등했다.
코스피도 3% 이상 급등했다. 금요일(11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0.93포인트(3.37%) 오른 2483.1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상승률은 지난해 2월25일(3.5%)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59.1원이나 급락한 1318.4원에 마감하며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확대했다. 하루 변동 폭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64.8원 급등했던 2008년 11월6일 이후 14년만에 환율이 가장 크게 움직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10월 CPI 서프라이즈와 맞물려 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에 통화정책 안도감이 증폭돼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험 선호심리가 확대됐다”며 “외국인뿐만 아니라 금융투자도 장중 현물 순매수세를 확대하며 증시 상방 압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속도조절 기대감 속 연준 위원 발언 주목

증권업계는 다음 주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주목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 주 다수의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됐다”며 “10월 CPI 발표 이후 몇몇 연준 위원들이 12월 금리 인상 폭 둔화에 힘을 실어주는 속도조절 발언을 이어갔던 점을 고려할 때 다른 위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은 이미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성명서를 통해 신호를 준 바 있다. 연준은 누적된 통화 긴축에 따른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며 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팀장은 “이번 10월 CPI 결과는 이런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에 힘을 실어주는 명분으로 실제로 12월 0.50%포인트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인 인상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낮은 실업률과 주거비 중심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소비자물가의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인 하락으로 인해 높은 레벨이 길어질 수 있다”며 “10월 CPI 발표 이후 자산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짐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 역시 아직 염두에 두어야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주 코스피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른 연준의 긴축 기조 완화 기대감, 하락 요인으로는 실물경제 둔화, 밸류에이션(주가 상승) 부담 등이 꼽혔다. 관심업종으로는 반도체, 인터넷,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원전 분야가 주목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수혜주, 주가가 크게 떨어진 성장주의 반등이 기대된다”며 “다만 이번 랠리가 개별 기업의 실적 전망 하향과 밸류에이션 상승을 동반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 주 예정된 이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시장 보고서(14일), 중국 10월 산업생산·소매판매, 미국 10월 생산자물가(15일), 미국 10월 산업생산·소매판매(16일), 유로존 10월 소비자물가(17일), 미국 10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19일) 등이다.
연준 위원 발언 일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필라델피아 연은(15일),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뉴욕 연은(16일), 세인트루이스 연은, 클리블랜드 연은(17일), 제퍼슨 연준 이사, 미네폴리스 연은(18일) 등이 예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