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중심 일부 주유소 '품절 대란'
물량 공급길 차단돼, 전국으로 확산 가능성↑
건설현장 '셧다운' 위기, 타설 중단 등 초비상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주유소들이 휘발유 등 제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한 주유소 가격 게시판에 휘발유 품절 문구가 걸린 모습.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주유소들이 휘발유 등 제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한 주유소 가격 게시판에 휘발유 품절 문구가 걸린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6일째 접어든 가운데 산업계 피해가 본격화한 상황이다.

서울과 경겨도 일대 주유소엔 품절 대란이 벌어졌고, 수도권 유통(출하)기지의 시멘트 출하는 전면 중돤돼 건설 현장 셧다운 우려가 커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일부 주유소들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휘발유와 경유 공급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4대 정유사(SK, GS,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탱크로리 기사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파악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서울과 경기도 일대 주유소에는 ‘휘발유 품절’, ‘무연 휘발유 재고 없음’ 등의 안내문이 부착됐으며, 이는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탱크로리 기사들의 파업 참여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주유소들의 재고 소진으로 운전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해졌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이와 관련 “파업 이전부터 정유·주유업계의 사전 재고 확충 노력 등으로 전국 주유소에 추가 공급 없이 약 1~2주간 지속 가능한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판매량이 많아 재고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을 중심으로 탱크로리를 우선 배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건설현장은 레미콘 공급이 막히며 셧다운 위기에 처했다. 당장 타설보단 마감 등 대체 공정위주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건설현장은 레미콘 공급이 막히며 셧다운 위기에 처했다. 당장 타설보단 마감 등 대체 공정위주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건설 현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부산 등 남부지역 일부 유통(출하)기지에서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멘트 출하가 이뤄졌으나, 공급량은 현저히 부족해 이날부터는 전국 대부분 공사 현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내 최대 재건축 공사가 이뤄지는 둔촌주공 현장도 건축 공정 가운데 골조 공사의 핵심 재료인 레미콘 수급 차질로 공정 진행에 어려움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수도권 레미콘공장이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했다는 점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날 시멘트업계 전체 출하량은 2만2000톤으로 성수기 대비 하루 20만톤의 11% 수준이다. 유진, 삼표, 아주 등 레미콘업체들은 비축했던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면서 공장 가동을 멈췄다.  

시멘트공장들의 생산 차질은 없으나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을 통한 출하가 전면 중단되면서다. 이에 서울·수도권 건설 현장들은 겨울철 공사 일정 차질을 가장 우려하는 분위기다.

급한 대로 공급 재개를 기대하기 어려운 레미콘 타설을 멈추고 마감 등 대체 공정 위주로 현장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는 무사히 넘어간다 해도 다음 주가 걱정이다. 기초·골조공사에 레미콘 타설이 필수로 서울 수도권 등 현장에서는 이미 해당 작업을 포기한 채 공정을 진행 중이지만, 파업으로 예정된 공사 일정을 맞추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은 건설 현장 피해 등에 대해서 “화물연대 집단운송 거부로 레미콘 508곳 등 전국 현장의 피해가 가시화됐다. 정부는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단계로 격상했으며,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에는 관계부처와 협조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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