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인천 등 총 21곳 주유소 '재고 바닥'
전국 휘발유·경유, 각각 8, 10일분 남아 우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 표시가 붙어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 표시가 붙어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전국 탱크로리 차량들이 속속 운송을 중단하면서 휘발유 재고가 바닥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전국 주유소 재고는 휘발유 기준 약 8일, 경유 기준 약 10일분이 남았지만 품절  주유소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30일 정부에 따르면 이미 서울과 경기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석유제품의 품귀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평상시 많은 차량이 드나드는 곳들은 재고가 바닥난 상태로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전국에서 재고가 동난 주요소는 전날 기준 총 21개소다. 지역별로 서울 17곳, 경기 3곳, 인천 1곳 등이다. 현재 대한석유협회는 사전 주문이나 재고 비축으로 대응 중이지만, 파업 장기화로 수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협회는 탱크로리 기사의 화물연대 가입률은 전국 약 70%, 수도권 90% 이상으로 국내 4대 정유사(SK·GS·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이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주말부터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난 품절 사태가 전국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로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뒤 파업 장기화 가능성을 걱정했다. 한 네티즌은 “주말에 차량을 사용해야 하는 데 파업이 오래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보통 때와 달리 오늘 차량에 기름을 가득 넣고 왔다”고 했다. 

정부도 고심에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지만, 당장은 시멘트분야에 한정됐다. 업무개시명령은 점차 철강과 정유 등의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품절 주유소에 12시간 내 유류 공급을 위한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 지난 24일부터 정유 4사, 대한석유협회, 한국주유소협회, 한국석유공사 등과 ‘정유업계 비상상황반’을 꾸려 운영 중이다.

비상상황반은 정유공장, 저유소 등 주요 거점별 입·출하 현황을 모니터링해 수송 차질이 우려될 경우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 투입 등으로 긴급수송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국민 피해 예방을 위해선 품절 주유소 현황을 매일 오후 4시 오피넷에 공지하기로 했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판매량이 많은 주유소부터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업계와 파업 현황을 지속 점검하고 재고가 부족한 주유소는 탱크로리를 우선 배차하는 등 파업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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