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개발 대표이사 시절 워크아웃 졸업 주도한 능력자
올 10월 전무에서 부사장, 2주 만에 수장으로 고속승진
DL건설, 지난해와 달리 실적 부진… '선제적 대응' 기대↑

곽수윤 DL건설 신임 대표이사가 노하우를 살려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DL건설 제공
곽수윤 DL건설 신임 대표이사가 노하우를 살려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DL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곽수윤 DL건설 신임 대표이사는 그룹 지원과 사업부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로 주택사업에서 강한 역량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고려개발(현 DL건설)의 워크아웃을 졸업시키고 회사의 재무안정을 이끌어 내부적으로 큰 신뢰를 쌓았다.

이번에도 곽 대표의 능력이 빛을 발할 때가 왔다. 최근 건설업계가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DL건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반면 올해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곽 대표의 노하우가 DL건설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기대한다.

◆30년 'DL맨', 값진 위기 극복 경험

1968년생인 곽 대표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해 1992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에 입사했다. 2012년에는 주택사업본부 건축기술팀장을 맡았고 2015년 주택기획담당 상무를 거쳐 2018년 고려개발 대표이사 전무에 선임됐다. 2년 전 대림건설이 출범한 뒤 경영혁신본부장 전무를 비롯해 DL건설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했다.

2024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던 조남창 전 대표는 중도사퇴했다. 2020년 7월 선임된 이후 2년5개월 만에 사임했고 곽 대표가 자리를 메웠다. 곽 대표는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내부적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받았다. 특히 가장 큰 업적은 고려개발 대표이사 시절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을 졸업시킨 것이다.

그는 2018년 고려개발을 맡아 워크아웃을 마무리했고 2019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고려개발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2011년 워크아웃에 들어서는 등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곽 대표는 기존 토목에 치우쳤던 사업구조를 다각화했고 신탁형 정비사업 등을 새로운 먹거리로 선점했다.

결국 그의 도전이 회사의 재무 회복을 이끌었다. 고려개발은 2016년 영업이익을 낸 것을 시작으로 3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016년 2731%에서 2018년 336%로 개선했다. DL그룹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그의 노하우가 위기를 극복한 셈이다.

이 외에도 부실정리 및 구조조정 노력 등을 통해 회사를 위기 속에서 구해냈다. 이처럼 내부적으로 큰 공을 세운 곽 대표는 ‘초고속 승진’에 성공했다. 그는 올 10월 DL건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주 만에 수장 자리에 올랐다. 전무에서 대표이사까지 고작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큰 신뢰를 얻고 기대를 갖는 인물로 평가되는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이 자사 브랜드 'e편한세상'을 앞세워 실적 반등 노릴 전망이다. 사진=DL건설 제공

◆실적 부진 늪 빠져… "구원투수 기대"

곽 대표의 가장 큰 숙제는 실적개선이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DL건설은 올해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전국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수요자들은 분양에 나서지 않는 등 매수심리가 위축됐고 당첨만 되면 대박으로 여겨졌던 청약마저 외면받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건설은 지난해 전년(1조1734억원)대비 15.9% 증가한 2조1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2030억원)보다 12.9% 늘어난 2296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전년(1493억원)대비 17.6% 증가한 1755억원을 올렸다.

DL건설은 꾸준한 실적 향상을 통해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토건 기준)가 2018년 35위에서 2019년 30위, 2020년 17위에 이어 지난해 12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분위기다.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DL건설의 올해 분기 영업이익을 보면 ▲1분기 39억원 ▲2분기 275억원 ▲3분기 194억원 등이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681억원) 70% 감소했다. 이는 2020년 7월 고려개발과 합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분기별 매출액은 ▲1분기 3332억원 ▲2분기 4659억원 ▲3분기 4670억원으로 소폭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266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761억원) 대비 8% 감소했다. 특히 주택건축 부문 3분기 누적 매출은 9828억원으로 전년 대비(1조459억원) 6.03% 줄었다.

DL건설은 주택 매출 비중 감소와 인건비·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원가율이 상승한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등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 꾸준했던 성장세가 주춤하기 시작했고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이에 곽 대표가 ‘구원투수’로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곽 대표는 자사의 강점으로 꼽히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공략하는 등 공격적인 수주에 나섰다. 최근 서울 면목·고척 2곳에서 모아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주택 브랜드 ‘e편한세상’을 앞세워 타운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아직 선임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곽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커 보인다. 위기에서 구해낸 그의 능력이 DL건설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회사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빠른 적응과 선제적인 대응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DL건설 관계자는 “곽 대표는 DL이앤씨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내부적으로 큰 신뢰를 쌓았다.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본사와 현장 등 여러 부문을 두루 거치며 역량을 키운 인물”이라며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DL건설에 부합하는 부분으로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