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면접서 지원자 옷 벗겨 신체검사, 성희롱 발언도

쿠웨이트항공이 지난해 1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 채용행사에서 여성 지원자 신체 평가 중 옷을 벗게해 논란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쿠웨이트항공 홈페이지
쿠웨이트항공이 지난해 1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 채용행사에서 여성 지원자 신체 평가 중 옷을 벗게해 논란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쿠웨이트항공 홈페이지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해외 항공사가 여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을 속옷만 입힌 상태로 신체 평가를 해 논란이다. 여성 면접자를 대상으로 한 신체 평가가 이뤄졌으며, 심사원 중엔 남성도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4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쿠웨이트항공은 지난해 11월 채용 중개 업체인 MECCTI 주관으로 스페인에서 채용 행사를 열었다. 당시 회사는 여성 지원자 신체 평가를 진행했다.

마드리드공항 인근 호텔에서 이뤄진 평가엔 남성 심사원도 있었다. 1차 평가에 참석한 남성 면접관은 신체에 상처가 있거나 과체중자를 탈락시켰다.

2차 심사에 오른 여성 지원자들은 별도로 마련된 방에 들어가 옷을 벗고 속옷 차림으로 있어야 했다. 몸에 문신이나 흉터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국내외 항공사들은 채용 과정에서 신체(신장·몸무게측정·피부검사), 용모검사 등을 진행한다. 해당 항공사 채용 공고문에도 승무원 응시자들의 키와 몸무게 조건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해당 항공사 신체 평가가 과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대1로 진행된 2차 심사에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 발언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당사자들도 수치심을 느꼈다고 매체를 통해 밝혔다. 

19세의 참가자는 바지와 블라우스를 벗어야 했고, 심사원들은 일부 참가자에게 살을 뺄 의향이 있는지 등을 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여성 면접관 앞이었지만, 치마를 들쳐야 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 다른 20대 여성 참가자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별도로 마련된 방에 들어가자 여성 심사원이 몸의 문신이나 상처를 확인해야 한다”며 “옷을 벗을 것을 요구해 속옷 차림으로 서 있어야 했다. 동물원의 동물이 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남성 지원자도 있었지만, 이들에겐 자국 출신만 지원할 수 있다는 이유로 면접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와 관련 쿠웨이트항공과 MECCTI에 취재를 요청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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