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희망퇴직 700명 이상 신청
높은 퇴직금에 역대급 지원조건 유인책
5대 시중銀, 연말연초 3000명 떠날 전망
![주요 은행들 현금인출기 [사진=연합뉴스]](https://cdn.seoulwire.com/news/photo/202301/491492_697022_3620.jpg)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은행권에 자발적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높은 수준의 퇴직금과 함께 파격적인 부가 혜택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하면서다. 향후 지금과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한 채 퇴직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맞물리면서 희망퇴직 의사를 밝히는 직원 수도 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자를 접수받은 결과 700명 이상이 퇴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자가 모두 퇴직하면 지난해 1월 퇴직인원 674명을 넘어선다.
지난해 말 희망퇴직 절차를 마무리한 농협은행은 총 493명이 자리를 비웠다.
신한은행은 이달 2일부터 이날까지 희망퇴직 신청자를 접수받는 중이다. 지난해는 부지점장 이상만 신청 가능했으나 올해는 직급과 연령이 부지점장 이하, 만 44세까지 확대됐다. 희망퇴직 신청 가능한 직급과 연령 제한이 완화된 만큼, 짐을 싸는 인원도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은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연말연초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만 직원 3000명 이상이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희망퇴직 활성화는 디지털화에 따른 점포·인력 축소와 직원들의 퇴직 니즈가 맞물려 발생했다. '인생2막'을 설계하거나 조기은퇴를 희망하는 직원이 늘었고 향후 지금과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위기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희망퇴직 조건은 은행별로 다르지만, 부지점장급 직원은 퇴직금을 합치면 4~5억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수천만원의 자녀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등도 희망퇴직 유인요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제시되는 희망퇴직 조건이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대출로 사상 최대 이익이 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직원들도 알고 있다"며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은행 업황도 나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장 좋은 조건에서 떠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