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이달 1~17일 총 2조6130억원 순매도
업계 "당국 기조 변화, 작년 현금 못 마련한 곳 매도한 듯"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2조6130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2조6130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올해 들어 보험회사의 채권 거래량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판매한 채권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채권시장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자, 현금확보 차원에서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보험회사가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장외시장에서 순매도한 채권은 총 2조61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조2363억원 순매수한 것과 다른 행보다.

보험사는 장기물 채권 시장의 '큰손'이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보험금(부채)를 지급하기 위해 보험 만기와 투자자산의 만기를 일치시키려 한다. 

보험 만기가 긴 탓에 매칭하는 투자자산으로 장기물 채권이 적합하다. 더욱이 채권은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험회사의 주요 투자 자산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채권시장 안정화 추세가 계속되고 금융당국의 시장 유동성 완화 기조가 나오자, 채권 판매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보험회사에 보유채권 매각 자제령을 내렸다. 

당시 저축성보험 만기 도래 등과 함께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머니무브 불안감이 커졌다. 보험사는 저축성보험 해약으로 유동성 자산의 수요가 급증하자, 보유채권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채권시장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고 당국의 기조 변화로 상황이 바뀌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는 이어진 당국 채권 매도 자제 기조가 완화됐다. 작년 현금을 확보하지 못한 곳이 채권을 판매했거나, 연초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회사가 현금포지션을 늘리기 위해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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