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반도체 등 중장기 수요 확대 전망
메모리 반도체 2026년까지 급성장 가능성 
2018년 공급부족사태 경험, 업사이클 대비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반도체시장 수요 회복 가능성을 보고 투자규모를 유지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반도체시장 수요 회복 가능성을 보고 투자규모를 유지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실적 어닝쇼크에도 투자 규모를 줄이지 않는다. 올해 하반기 시장 수요가 회복할 뿐만 아니라 메모리반도체시장 성장전망도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시설투자계획(CAPEX)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필수 클린룸을 확보하려 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53조1000억원을 시설투자에 사용했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다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고성능·고용량 메모리반도체인 DDR5와 LPDDR5X의 선단공정 전환, 테일러·평택공장 생산능력 확대 등으로 시장에 대응한다.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시장 전망도 나왔다. 업계는 고성능컴퓨터(HPC), 5G, 사물인터넷 등 대량의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6년까지 메모리반도체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6.9%로 예측됐다. 시스템 반도체 연평균 성장률(5.9%)보다 1%포인트 높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회복됐을 때 투자를 진행하면 이미 늦는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비슷한 경험을 2018년에 겪은 적이 있다. 당시 회사는 사이클에 맞춰 투자를 줄였고 직후 업황이 회복되자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경험을 갖고 있다.

경쟁사보다 다양한 라인업도 삼성전자의 버티기에 힘을 싣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비메모리반도체 분야 모두에 발을 걸치고 있다.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반도체 다운 사이클을 버티면 이후 시장흐름에 몸을 맡기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공장 설립이 진행 중인 파운드리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유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최초 3나노공정을 도입한 뒤 대만 TSMC와 기술 격차를 벌리는 작업 중이다. 대만 TSMC가 파운드리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고 이를 따라잡기 위한 카드로 기술 격차를 내세운다.

회사는 2024년에는 차세대 공정인 3나노 2세대 제품을 양산하고,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는 4나노공정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외를 망라한 신규 생산거점 확보에 대해 다양한 조건과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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