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전쟁이 서방과 비서방 진영 대결로 비화
'단기전' 예측 빗나가, 전쟁 피로도 급격히 증가
양측, 봄철 대규모 공세 준비, 전쟁 판도 한 순간에 결정될 수도

러시아군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1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 기간 전쟁은 서방과 비서방국간 대결로 비화됐고, 당사국들은 여전히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러시아군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1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 기간 전쟁은 서방과 비서방국간 대결로 비화됐고, 당사국들은 여전히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대 서방과의 대결 구도로 완전히 굳어진 모양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정학적 최대 격변인 이번 전쟁은 현재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소모전 양상을 띠고 있다. 

당초 러시아가 우세한 전력을 앞세워 초반 공세에 나서 전쟁을 단기간에 끝낼 것으로 점쳐졌으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이 총력전을 펼치면서 전황은 어느 쪽도 확실한 우세를 잡지 못하는 국면으로 흘렀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강력한 지원으로 전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러시아 역시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을 바탕으로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의 무장해제 없이 전쟁을 종결하게 될 경우 국제적 위상 하락은 물론 자존심에도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전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내년 대선을 통해 종신집권을 노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자칫 실각을 각오해야 할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도 옛 영토였던 크림반도와 이번 전쟁으로 빼앗긴 동부와 남부지역을 되찾기 전까지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번 침공으로 점령한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은 물론 지난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철수하지 않을 경우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전문가들은 결국엔 누구 한쪽이 포기하지 않은 이상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서방의 전쟁 피로도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실제 미국과 유럽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등을 중단하고 평화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공화당 소속의 강경파 의원 11명은 지원 중단과 종전 협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하원에 제출했고 이탈리아 등에서도 종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올봄과 여름에 걸쳐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어 전쟁은 더 격렬해질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는 3월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 10만명, 러시아군 20만명 등 약 30만 명의 사상자를 낸 데 이어 양측의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또다시 많은 젊은이가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에 사실상 이번 전쟁의 키를 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이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한 지지와 러시아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에서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새 군사 원조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주권, 그리고 영토 보전에 대한 변함없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전쟁이 점차 나토 동맹국들과 러시아의 대결로 흐르면서 결과는 갈수록 불투명해지는 양상이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결국 미국이 결단을 내리고 비서방 세력의 맹주인 중국이 도와야 하지만 양국은 글로벌 패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어 서로 손발을 맞추면서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전쟁이 지금의 양상으로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병력과 무기 동원의 한계를 보이는 쪽이 결국 백기를 들 것으로 보지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예단이 어렵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평화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이미 공격 작전을 개시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병력과 무기를 쏟아부을 것”이라며 “야망이 바뀌었다는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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