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기업가치 훼손" vs 얼라인 "주주환원 기대 못미쳐"
양측 지분차 크지 않아 3대주주 OK저축은행 '키맨'

[서울와이어 서영백 기자] 오는 30일 JB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주주인 삼양사와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양측이 배당 확대 및 사외이사 선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며 주총 표 대결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삼양사와 얼라인은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이들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가진 OK저축은행과 기타 주주들의 선택에 의해 주총에서의 승자가 정해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오는 30일 전북 전주 금암동 본점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2022년도 이익배당 승인 안건을 처리한다. 사측이 제시한 ‘보통주 주당 715원’과 얼라인이 제안한 ‘주당 900원’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지난달 2대 주주인 얼라인이 JB금융지주에 주주 환원 정책을 공식 요구한 이래, 이를 JB금융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한 이래 지금까지 치열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얼라인은 JB금융에 위험가중자산(RWA) 비중을 낮춰 배당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JB금융이 계획한 연 7~8%의 RWA 증가율을 연 4~5% 수준으로 조정하라는 것이다.
통상 RWA 비중이 감소하면 배당 여력과 직결되는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상승한다. 얼라인은 JB금융의 CET1 비율이 11~12%일 때 목표 주주환원율(배당+자사주 매입·소각)은 35%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다른 지방 금융지주인 DGB금융과 BNK금융도 총 주주환원율을 최대 40%와 50%로 제시했다”며 “DGB금융보다도 수익구조가 건전한 JB금융이 이같은 정책을 내놓기 어렵다고 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얼라인 측은 김기석 전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서울지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라는 요구도 추가로 발표했다. JB금융지주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반면, JB금융은 RWA의 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얼라인의 요구가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과도한 배당제안은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사외이사 선임 역시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결국 이번에 얼라인이 제안한 배당 확대, 사외이사 선임 요구가 수용될지 여부는 다른 주요주주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1대 주주인 삼양사와 얼라인의 지분율은 각 14.61%, 14.04%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10.21%)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아직까지 OK저축은행이 어느 쪽을 지지할지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OK저축은행 측은 JB금융의 지분을 사들일 당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OK저축은행이 최근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얼라인의 배당 확대 요구를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OK저축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1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얼라인이 제안한 배당 확대, 사외이사 선임 요구가 수용될지 여부의 키는 다른 주요주주들이 쥐게 됐다”며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OK저축은행의 표심 확보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