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돈줄인 시그니처은행 예금도 전액 지급보증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미국 정부가 금융시스템 파탄을 막기 위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와 뉴욕 시그니처은행의 고객 예금 전액을 지급보증 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 고객들은 예금 인출이 전액 가능해지면서 금융시장으로 번지는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재무부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연방준비제도(Fed)는 12일 (현지시간) 긴급 공동성명에서 이런 내용의 SVB와 시그니처은행 예금자 보호방안을 발표했다.
이에따라 이들 은행의 모든 예금주는 13일부터 예금 전액을 인출할 수 있으며, 은행 손실과 관련해 구제금융이나 납세자의 추가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두 은행의 주주들과 무담보채권자들은 투자책임을 물어 보호하지 않기로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 마틴 그루엔버그 FDIC 의장은 공동성명에서 "오늘 우리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고객 신뢰를 강화함으로써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동성명 이후 금융시장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 연동된 선물이 장 초반에 250포인트 이상 급등하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상화폐 가격도 비트코인이 7% 이상의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미 정부가 SVB와 가상화폐업계의 돈줄인 뉴욕시그니처은행의 예금자를 예금보호한도(25만 달러)에 관계없이 전격 보호하기로 한 것은 이들 은행의 파산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를 통해 금융시장 패닉이라는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예금보호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자 보호로 인해 금융기관과 고객의 모럴해저드를 부추긴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SVB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고객들의 뱅크런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포를 몰고왔다.
미국에서 자산 16위 규모인 SVB는 자금 확보로 급한불을 끄기 위해 보유자산을 매각하고, 신주발행으로 22억5000만달러를 조달하려 했으나 이게 맡긴 돈을 떼일수 있다는 고객들의 패닉을 불러 뱅크런을 가중시켰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채매각으로 18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불안은 증폭됐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의하면 작년말 현재 SVB의 총자산은 2090억 달러, 총예금은 1754억 달러다. SVB 고객 가운데 예금보호한도(25만 달러)를 초과한 고객의 예금규모는 1515억 달러로 추정된다.
SVB의 파산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몰고왔다. 은행주가 폭락하고, 부동산 관련주도 급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 지수는 4.4%, S&P 500 지수는 4.6%, 나스닥 지수는 4.7% 각각 추락했다. 다우 지수는 작년 6월 이후, S&P 500 지수는 작년 9월 이후 각각 최대폭 주간 하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