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700만원대 돌파… '테라·루나 사태' 이후 9개월 만
열흘 전 가격대와 비교하면 42% 뛰어… 올해 들어 66% 껑충
업계 "은행시스템 취약성 드러나자 비트코인이 피난처 역할"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미국 은행의 연쇄 파산 등으로 증시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연일 급등세다. 이같은 흐름은 최근 은행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일종의 피난처로 여기고 자금이 이동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상승세가 불장의 시작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빗썸 기준 오전 8시께 전일 대비 4.53% 상승한 3751만원을 기록했다. 3700만원대 돌파는 테라·루나 사태를 겪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열흘 전 가격대와 비교하면 42%나 뛰었다. 올해 들어선 66% 넘게 올랐다. 이더리움 가격도 일주일 전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연초 나스닥지수 상승폭이 11%, S&P500 지수 상승폭은 2%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비트코인 관련주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주(13~17일) 가상 화폐 거래소 빗썸의 대주주인 빗썸홀딩스의 지분을 보유한 비덴트 주가는 18.71% 급등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는 지난 17일 종가기준 전일 대비 9.83% 오르면서 4580원으로 마감했다. 21일 오전 11시 현재 469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가상자산의 이같은 상승세는 코인이 제도권 은행의 ‘피난처’로 부상하면서 전통 금융 시장의 자리를 대체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가상화폐시장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얘기다.
발라지 스리니바산 전 코인베이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현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하지만 규제당국은 이 사실을 숨기고 있는 은행들의 행태를 허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달러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비트코인 가격은 90일 내 100만달러(13억1260만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이 정부의 과도한 통화 재정 정책의 의도치 않은 결과에 대한 보험”이라며 “은행권 불안이 커지면서 가상화폐시장이 대안으로 주목받는다”고 진단했다.
온체인(블록체인 위에서 발생하는 거래 정보) 분석기업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수익률 지표를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 18일 크립토퀀트의 기고자 그리즐리는 “비트코인 보유자들의 평균 온체인 수익률 지표인 ‘미실현순수익’의 60일 이동평균(MA)이 365일 MA를 넘어서는 골든크로스를 보였다”며 “비트코인이 강력한 상승 랠리를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든크로스는 투자 대상의 가격이나 거래량의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웃도는 걸 의미한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은행 붕괴 사태로 금융시장이 휘청이면서 암호화폐시장의 발전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정부나 중앙은행 장치가 무너지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시장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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