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막바지·뱅크런 사태, 금값 가치 재조명
국제·국내 금 시세 역대 최고치로 '고공행진'
증권가 "안전자산으로 금 선호도 더욱 올라"

최근 잇따라 터진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은행권 불안 사태 등과 관련해 안전자산이 금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에 이달들어 금 가격이 4주 연속 오르는 등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최근 잇따라 터진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은행권 불안 사태 등과 관련해 안전자산이 금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에 이달들어 금 가격이 4주 연속 오르는 등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제 금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실제 글로벌시장에서 금 가격은 이달 들어 4주 연속으로 오르는 등 상승 랠리를 지속 중이다.

최근 잇따라 터진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은행권 불안 사태 등과 관련해 안전자산이 금이라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4주간 국제 금 가격 시세는 지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1주 전보다 0.5% 오른 트로이온스(약 31.1g)당 1983.8달러를 찍었다. 올해 2월24일(1817.10달러) 대비 한 달만에 무려 1000달러 이상 상승한 것이다. 

금 가격의 상승 배경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시작으로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독일 도이치은행까지 번진 은행권 파산 위기 탓이다. 금융 위기 분위기가 쉽사리 가시질 않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금을 안전자산으로 선택하는 등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국내 시장에서도 금의 인기는 높다. 앞서 미국 SVB의 파산, 이후 CS가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에 인수되면서 사실상 파산을 선고했고 글로벌 투자은행인 도이치뱅크에서 마저 뱅크런이 벌어지면서 은행권의 안전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많아지면서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2014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8만3490원을 기록했다. 실물 거래가격은 이보다 더 높은 순금 한 돈(3.75g)당 36만원 안팎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말 대비 13% 오르는 등 사상 최고가로 고공행진 중이다. 

실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순금 한돈에 40만원대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불안도 지속되는 등 실물 금의 구매 행진도 이어지고 있으며, 기준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른 점도 금의 몸값을 키우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권가를 비롯한 투자업계에서도 이같은 상승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국제 금값의 경우 26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등 금의 가치가 재조명받는 셈이다.

증권가에선 이와 관련 금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 안전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투자자 느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면서 연중 최고치를 찍을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더욱 강화해 금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 역시 “은행 뱅크런 이슈가 불거진 만큼 안전자산으로서 금에 대한 매력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하는 등 앞으로 긴축 완화에 따라 금값이 고공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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