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표 선임절차 과정서 잇따른 '잡음'
현 대표까지 사퇴, 경영공백 장기화 위기
비상경영 돌입, 원점부터 다시 시작할 듯
"지배구조 개선·조기 경영정상화에 노력"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사퇴하는 등 차기 최고경영자(CEO) 인선에 난항을 빚는 KT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대표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회사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앞으로 대표이사 직무 대행을 맡아 원점에서 CEO 선임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29일 KT에 따르면 사업 전반을 이끈 구현모 대표는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차기 대표 내정자였던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사장까지 사퇴하면서 경영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사회 역시 혼란 그 자체다. 전 정권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희열·김대유 사외이사도 최근 일련의 과정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유 이사의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으로 임기는 2년이 남았다.
김 이사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냈고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다. 최근 이사회에서 KT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서 사퇴한 사외이사는 총 4명이다. 남은 사외이사는 4명으로 강충구·표현명·여은정 이사 재선임은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랐다.
당장 KT는 대표 직무대행과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회사는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성장지속 태스크포스(TF)’와 ‘뉴거버넌스구축TF’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성장지속TF는 주요 사업 현안을 책임지게 된다. 뉴거버넌스구축TF는 주주 추천 등을 통해 외부 전문가들 꾸려져 대통령실과 여당에 지적을 받았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 등도 담당한다.
특히 경영 공백의 경우 정관 및 직제규정에서 정한 편제 순서에 따라 박 부문장이 대표 대행으로서 혼란을 수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KT 이사회는 TF의 개선안을 바탕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대표 선임을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KT 관계자는 “국내 및 미국 상장기업인 점을 고려하면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2차례 임시 주총 개최를 통한 사외이사·대표 선임 절차가 완료되기까지는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최대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표 직무를 수행하는 박종욱 사장도 “현 상황을 빠르게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임직원이 서로 협력하고 맡은바 업무에 집중해 KT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고객과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요 경영 및 사업 현안들을 신속히 결정해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선 지배구조로 개선해 국내 소유분산기업 모범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위기 극복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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