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주주 압박 속 사퇴결심 내린 듯
KT 측 "아직 확정된 건 아무 것도 없어"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KT그룹 올해 정기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경림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가 돌연 사퇴를 결정해 관련 업계 안팎에 이목이 쏠린다.
앞서 정부가 대표 인선 과정에 목소리를 내는 등 압박이 지속된 것이 사퇴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지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결정된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은 전날 이사회에게 사퇴 관련된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KT에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구현모 현 KT 대표가 연임 포기의사를 밝힌 후 가까스로 차기 대표 선임절차를 마친 그룹은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여당에 지속 지배구조 개선 방향과 관련된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국민의힘 소속 국회 주무 상임위원들과 대통령실에서는 내부 인사의 대표 선임에 반대를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신임 대표 선임건에 대해서 잇따라 찬성을 권고하면서 분위기는 다소 윤 대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주총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일각에선 소액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윤 대표 선임안 통과에 상당 부분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관측도 나왔다.
윤 대표는 이와 관련 주총 이후에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주주들에 요구 사항이 거세질 것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KT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고되면서다. 결국 KT 대표 선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됐고 장기간의 경영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KT그룹 관계자는 “저희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내용을 파악해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오는 31일 열릴 주총은 대표 선인 건 외에도 여러 안건이 상정돼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