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서영백 기자] 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2배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세운 고든 무어가 24일(현지시각)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과 고든 앤 베티 무어 재단은 이날 무어가 하와이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무어는 1954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화학과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오랜 동료였던 로버트 노이스와 함께 1968년 7월 인텔을 설립했다. 1979년 이사회 의장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됐고, 이후 1987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했다. 1997년 은퇴해 명예 회장이 됐고, 2006년에는 명예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무어는 세계 선구적인 기술 기업두 곳을 설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 외에도 컴퓨터의 급격한 성능 향상을 예언하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무어는 1965년 4월 출판된 ’일렉트로닉스 매거진‘에 투고한 논문에서 “반도체 회로에 더 많은 부품을 빽빽하게 채워넣는 집적 기술이 미래를 좌우한다”며 “반도체 회로의 집적도가 매년 2배씩 증가해 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추세가 향후 10년간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고, 인텔 CEO로 재직하며 자신의 이론을 증명했다.
로이터는 “무어는 PC 혁명이 일어나기 20년 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기 40년 전에 이같은 내용을 그의 논문에서 언급했다”며 “무업의 법칙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연구 개발 리소스를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무어의 법칙이 발표된 이후 이후 반도체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더 효율적으로 발전했고 덜 비싸졌으며, 개인용 컴퓨터뿐 아니라 인터넷과 애플,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실리콘 밸리의 거대 기업들의 출현을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받는다.
무어는 10년 뒤인 1975년 자신의 이론을 일부 수정했다. 집적도가 '매년'이 아닌,'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어의 법칙(Moore‘s law)’으로 널리 알려졌다.
무어는 생전에 환경 보존, 과학, 환자 치료 개선 등 자선 활동에도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쏟았다. 아내와 함께 2000년 고든 앤 베티 무어 재단을 설립해 51억달러 이상을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