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서영백 기자] 지난해 한국은행의 순이익이 1년 사이 5조원 이상 급감했다.
미국, 한국 등 주요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주식과 채권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주식 매매 차익이 감소하고, 고금리로 통화안정증권 이자 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2022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의 당기순이익은 2조545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였던 전년7조8638억원보다 5조3186억원 감소했다.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비용이 수익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의 손익은 통화안정증권 발행금리와 외화자산 운용수익률의 차이, 환율 등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받는다. 지난해 총수익은 1조9115억원 늘어난 20조9946억원, 총비용은 9조3565억원불어난 17조6982억원을 기록했다.
한은 측은 “외화자산 운용 이자와 외환매매 이익 증가로 총 수익은 증가했지만 유가증권 매매손과 통화안정증권 이자 등 총 비용이 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가증권 매매익은 6조7356억원으로 2021년 10조2566억원과 비교해 3조5000억원 이상 축소했고, 통화안정증권 이자비용의 경우 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통화안정증권 발행금리가 상승한 부분이 반영되면서 4565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한은법 제99조에 따라 당기순이익의 30%인 7636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다. 270억원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의 임의적립금으로 분류했다. 나머지 1조7546억원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했다. 이로써 당기순이익 처분 후 한은의 적립금 잔액은 20조1379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외화자산을 크게 현금성자산과 투자자산으로 구분해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 국채, 예치금 등으로 구성된 한은의 현금성 자산 비중은 10%로, 전년(5.2%) 대비 4.8%포인트 높아졌다. 투자자산 중에서는 정부채·회사채 등으로 이뤄진 직접투자자산이 65.7%, 주식·채권 투자 규모가 큰 위탁자산이 24.3%를 차지했다.
외화자산 중 미국 달러화 비중은 72%로 전년 대비 3.7%포인트 높아졌다. 상품별 비중은 정부채 39.4%, 정부기관채 14.1%, 회사채 11%, 자산유동화채 11.5%, 주식 11.4% 순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