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2005년 고 구본무 회장때부터 인연
첨단산업 분야, 한·중간 협력 필요성 강조
외국기업 투자 유치 등 내수 활성화 의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2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LG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을 방문, 전시관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2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LG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을 방문, 전시관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LG디스플레이의 핵심 생산거점인 광둥성 광저우 공장을 찾았다. 시 주석이 국내 기업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관련 미국의 압박 속 한중 두 나라의 관계가 애매해진 가운데 이뤄진 방문에 대한 배경이 관심이 쏠린다. 

14일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 신화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광저우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했다.

그가 외국계 기업 현장을 방문한 것은 최초로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자동차그룹(GAC) 산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온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둘러봤다. 

광저우 공장은 전체 70만㎡ 규모로 현재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주로 생산된다. 국내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회사의 생산공장과 함께 가장 중요한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이 공장은 현지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기업 중 하나로 한중의 협력을 상징한다. 이에 국내 업계에서는 자국 첨단산업 발전에 있어 시 주석이 한국을 주요 파트너로 삼은 기업들을 추가 유치하기 위해 이 같은 행보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그는 현장을 견학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이 부진하는 등 중국이 새로운 발전 구도를 구축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강화하면 시장 우위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기차 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선 “우리와 협력하고 윈-윈(Win-win)하기를 원하는 모든 국가와 마주할 것”이라며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은 장구히 변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이 지난 코로나 펜데믹 당시 시행했던 고강도 봉쇄정책을 풀고 올해 위드코로나 원년을 맞은 만큼 외자 유치를 통한 내수 성장을 목표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자 유치와 민간투자로 내수를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LG는 중국과 오랜 인연을 맺어오는 등 한중 협력을 부각해 첨단산업분야 패권을 노리는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경제 관련 악재를 털어내겠다는 의도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말에 따라 시 주석은 저장성 당 서기였던 2005년 7월 생전의 구본무 전 LG 선대회장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2014년 국가주석 자격으로 방한했을 당시엔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마련된 LG 전시관을 찾은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살펴본 시 주석이 향후 미국 견제 차원에서 반도체 생산라인을 견학할 가능성도 높다. 현지에서는 시 주석이 앞으로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사업 현장을 찾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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