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등 공급망 정책으로 중국기업과 경쟁 강도 낮아져
미국 전기차 배터리시장… 2025년 453GWh 규모 예상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미국 전기차 배터리시장이 연평균 6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1년 64GWh에서 2025년 453GWh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픽사베이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미국 전기차 배터리시장이 연평균 6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1년 64GWh에서 2025년 453GWh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본격 시행하면서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에 나선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가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세 업체가 북미지역에서 운영 중이거나 건설에 착수한 공장은 15곳으로 생산규모는 560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560만대 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생산규모는 연산 약 30(GWh)로 전기차 약 30만대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이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총 8개 공장을 보유하게 됐다. 북미시장에 진출한 배터리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수다. 제너럴모터스(GM)와 조인트벤처로 오하이오주에 세운 공장은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GM 등과 합작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와 추진 중인 공장은 인디애나주에 설립될 예정이다. SK온은 조지아주 두 곳에 단독 공장을 운영 중이며 포드, 현대차·기아와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북미지역 배터리 수요 증가, 빠른 전기차 보급, 중국기업과 낮은 경쟁 강도가 맞물려 국내 배터리업체의 미국 진출 러시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미국 전기차 배터리시장이 연평균 6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1년 64GWh에서 2025년 453GWh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3월 북미지역의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은 11%였지만 성장률은 전년 대비 54%를 보였다. 중국과 유럽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지난 4월 발표한 2027년 이후 경차 및 중형차 모델에 적용되는 오염배출기준 충족 시나리오 하에서, 전기차 침투율이 2030년 6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32년까지 판매되는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IRA 등으로 중국기업의 미국 진출이 어려워진 점도 국내업체의 미국 투자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TL, EVE에너지, BYD, CALB 등은 헝가리, 독일, 프랑스 등 지역에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며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북미에는 중국 배터리 기업 공장이 없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미국”이라며 “보조금과 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침투율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IRA 같은 공급망 정책으로 중국기업들과의 경쟁 강도는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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