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시장 "기업 재투자·일자리 창출 효과 클 것"
찬반 논란 팽팽해, '지역경제 활성화 vs 예산 낭비'

울산시가 추진에 나선 초대형 흉상 조감도. 사진=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추진에 나선 초대형 흉상 조감도. 사진=울산시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울산광역시가 250억원을 들여 대표적인 기업  창업자들의 흉상 건립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야산에 4명의 미국 대통령이 새겨진 ‘큰바위 얼굴’ 형태의 초대형 흉상을 세우기 위한 프로젝트로 고 정주영, 이병철, 최종현, 신격호 등 대기업 창업주나 울산 경제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초대형 흉상 건립 추진과 관련 “국도변 야산에 울산이 배출한 세계적인 기업인의 흉상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울산시 계획에 따르면 흉상은 교통량이 많은 울산~언양 간 24호 국도에서 보이도록 울주군 반연리 193-2 일원 약 4만제곱미터(㎡)의 야산에 들어설 전망이다. 

세부적으로 시는 땅 매입비로 50억원, 흉상 조성 비용까지 포함해 총 250억원의 시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올해 추경 예산안에 흉상 건립 비용을 편성했고, 인물 선정 작업을 시작으로 내년 8월까지 완공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흉상을 만들 대상 기업인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등이 유력해 보이지만, 울산 출신 혹은 울산 지역 경제에 기여한 기업들이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김 시장은 흉상 건립에 대해서 “울산이 기업인을 예우하고 자랑스러워한다는 점을 보여줘 재투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투자한 예산의 몇 배를 돌려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울산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지만, 예산 낭비라는 비판도 거세다. 

율산시민연대는 반대 성명을 내고 “번쩍이는 금빛 흉상을 울산 관문에 전시하는 것은 기업우선주의를 표방하는 이익단체에서도 어리둥절해 할만한 일차원적인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시 측은 이와 관련 “위대한 기업인을 발굴하고, 기념해 기업가들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기업하기 좋은 도시 조성 이미지 만들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여론 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쳐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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