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 관리 지침서] 여름철 시원한 냉메밀… 피해야 할 사람은?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차가운 면 음식을 자주 찾게 된다. 이때 냉면과 함께 거론되는 메뉴가 메밀국수다. 다양한 종류의 메밀국수 중에서도 육수에 간 무와 대파를 듬뿍 얹어 고추냉이(와사비)와 곁들여 먹는 일본식 소바인 ‘냉 메밀국수’가 인기다. 

이에 왕오호 목동자생한방병원장과 함께 냉 메밀국수의 효능에 대해 알아봤다.

냉 메밀국수의 주 재료인 메밀은 생명력이 뛰어난 식재료다. 차가운 기운을 가지고 있어 척박한 지역에서도 잘 자란다. 한의학 고서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메밀은 붓기, 염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또 상체에 몰려 있는 기운을 내려주는 하기(下氣) 작용을 해 고혈압과 뇌출혈 예방 및 완화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메밀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어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통풍을 유발하는 퓨린 함량이 낮고 항산화 성분인 루틴이 풍부해 혈관 건강에도 좋다

육수는 따뜻한 특성을 가진 재료들이 주를 이룬다. 일본식 간장인 ‘쯔유’ 국물에 기호에 따라 간 무, 대파, 고추냉이를 넣어 먹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간장을 구성하는 콩과 소금의 성질이 따뜻하고, 첨가되는 대파와 고추냉이도 매운맛을 내면서 양기를 북돋아 소화력을 높이다.

왕 원장은 “냉 메밀국수에 곁들이는 대파와 고추냉이는 특히 여름철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며 “대파와 고추냉이에는 각각 알리신과 시니그린이 함유돼 알싸한 매운맛을 내는데 두 성분 모두 인체 내에서 강력한 항균 작용을 하는 만큼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 자칫 떨어질 수 있는 면역력 관리에 좋다”고 말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달달하면서도 짭짤한 육수를 무의식 중에 너무 많이 마시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나트륨과 당 성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도록 할 뿐 아니라, 이후 갈증을 유발해 다량의 물을 마시게 한다. 인체에 수분이 갑작스럽게 늘면 체내 전해질 농도를 낮추고 혈액량을 증가시켜 심장에 부담을 줘 국물을 마실 때는 섭취량 조절이 필요하다.

냉 메밀국수와 함께 먹는 대표적인 음식이 돈까스다. 시원한 면발과 육수를 즐기는 중간에 바삭하고 따뜻한 돈가스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어 찾는 이가 많다. 

동의보감에서 돼지고기는 혈관과 근육의 강화를 도와 기운을 돋우고 소화 장애를 치료한다고 언급됐다. 두 음식의 조합은 맛뿐 아니라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낸다. 메밀과 돼지고기 모두 풍부한 비타민B 복합체를 함유해 피로회복, 세포대사 활성화, 소화 기능 향상 등에 탁월하다.
 
왕 원장은 “메밀과 돼지고기 모두 체내 열기를 낮춰 더운 여름과 매우 잘 어울리는 음식”이나 “평소 복부나 손발 온도가 낮아 여름철에도 소화 장애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체질이라면 섭취빈도를 줄이거나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