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안보이는 미·중 갈등, 외국기업 직격탄 맞아
불확실성 커진 중국 투자… 한국이 대체국으로
외인 투자자 유입으로 고용창출·세수증가 전망

미·중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치적으로 안정되어있고 제조업이 발달한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DB
미·중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상황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제조업이 발달한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FDI) 신고액이 1962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이 중국의 대체 투자처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미·중 갈등이 당장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아 외국인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미·중 패권다툼

탈중국의 원인은 외국기업의 좁혀지는 규제망과 그에 따른 중국 공산당의 신뢰도 문제, 사이버보안법 시행과 같은 사업환경의 어려움 등이다. 하지만 이를 아우르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미·중 패권다툼이다.

실제 중국의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경찰은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의 상하이 사무소를 기습 방문해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사이버보안 검토를 실시했다. 

또 일본계 제약사 아스텔라스 파마 직원을 구금하고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의 베이징 사무실을 기습 단속하는 등 외국기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의 규제 일변도로 외국기업들의 사업환경이 매우 악화된 상황이다.

통계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중국의 월별 FDI에서 올해 1~5월 84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동기 878억달러에 비해 약 35억달러 줄어들었다.

◆한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

반면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가 신고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54.2% 증가한 170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2018년 상반기의 157억5000만달러를 경신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4∼6월)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 역시 114억6000만달러로 역대 2분기 중 최대 기록을 나타냈다. 상반기 도착 기준 외국인직접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7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한국에 몰리는 것은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제조업이 발달했으며 정부의 세제 혜택이 있는 점이 각광받기 때문이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안보정책관은 지난 4일 발표한 정책브리핑에서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실제로 홍콩과 중국의 투자는 감소했다”며 “한국엔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과 수소, 풍력 등 에너지 신산업에서 대형 투자가 유입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이차전지와 같은 첨단산업의 전략적 투자 거점으로서 한국의 위상이 재조명되는것도 긍정적인 신호”며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세제 개편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규제 혁신 등 정부의 기업 친화적인 정책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미·중갈등으로  한국이 투자처가 되는 것은 국가 경제에 좋은 부분”이라며 “대형 민간 투자가 활발해지면 자연스럽게 고용과 세수도 증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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