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한중 관계 악화에 '노심초사'
중국 의존도 줄이고 북미 진출 속도
우리나라 안보·경제와 가장 밀접한 두 국가는 중국과 미국이다. 그 두나라의 글로벌 패권경쟁이 가열하면서 우리의 안보와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 공급망 재편은 한국경제에 새로운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기술 굴기와 보호무역주의, 자원 무기화는 우리 경제와 수출의 등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자동차 ,유통 등 모든 산업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서울와이어는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한 우리 경제의 실상과 향후 전망 , 대책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유통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기대로 들떴던 유통업계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본격적인 엔데믹 전환과 함께 중국 수요 공략에 시동을 걸었으나 정치 이슈가 다시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조치 이후 중국시장 회복만을 기다려온 유통가의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
◆중국 의존도 높은 뷰티‧패션‧면세업계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국의 경제 보복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유통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한중관계 회복이 불투명해진 탓이다.
중국시장 비중이 높은 뷰티·패션업계에서는 최근 한중 관계가 개선됐다는 판단에 본격적인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바짝 속도를 내왔다. 뷰티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뷰티업계는 2분기부터 중국 내 소비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돼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미일 동맹 강화 등 정치적인 요인으로 실적 개선은 커녕 중국 현지시장 분위기가 악화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국시장에 신규 진출한 패션업체들도 걱정이 커졌다. 이랜드 SPA 브랜드 ‘스파오’는 올해 중국시장 직진출을 선언했다. 이랜드는 사드사태 영향을 받기 전인 2016년 중국 매출 목표로 ‘10조원’을 내걸 정도로 세를 키웠다. 하지만 사드로 인한 반한 감정이 고조돼 매출 하락세가 이어졌고 지난해에는 매출이 1조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에 단독 오프라인 매장을 연 ‘젝시믹스’ 역시 조심스럽게 한중 관계를 지켜보는 입장이다.
국내 면세점업계 사정도 어둡다. 올해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줄이면서 수익이 개선됐으나 매출이 크게 줄었다. 객단가가 높고 국내 제품 선호도가 높은 중국 단체관광객(유커) 유입이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한국에 대한 자국민 단체 관광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 경제 보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달 수출입 동향 브리핑에서 “경제 보복은 아직 아니라는 생각”이라며 “관계 부처와 한국무역협회 등 유관 기관과 긴밀한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불안한 중국시장, 북미 등 신시장 개척 속도
특히 올해는 미중갈등,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국내 유통업계들의 해외사업 확대는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됐다.
식품업계도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CJ제일제당과 롯데웰푸드(롯데제과)가 해외 매출 비중을 늘렸다. 특히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67%에 달했던 삼양식품은 올해에도 수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하고 지역별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농심은 미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미국 제3공장 설립 검토에 착수했다.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한 지 1년 만이다.
중국시장에서 타격을 입었던 뷰티업계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시장 다변화에 나선다. 이제 중국 대신 일본과 북미, 유럽, 중동 등 새로운 시장 진출에 화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위험을 분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동순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지속 성장을 위해 북미·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김홍기 LG생활건강 부사장 역시 “중국·북미·일본사업을 확대하고 동남아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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