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에 한국경제인협회 동참 공문 보내
과거 '정경유착 고리' 꼬리표 떼기 위해 쇄신
4대 그룹, 내주 논의할 계획…삼성 행보 주목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이 재계 4대 그룹에 8월 말 총회 때까지 가입을 할지에 대한 의사를 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김 회장대행은 지난 19일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경제인협회에 가입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에 발송했다.
김 회장대행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글로벌 차원의 싱크탱크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권력과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윤리위원회를 만드는 등 쇄신을 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을 하고 있으니 주요 4대 그룹에 다시 가입해 달라는 요청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다음 달 22일 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 통합해 ‘한국경제인협회’로 바뀌면서 신임 회장 선임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새 출발과 함께 4대 그룹 재가입을 성사시키기 위한 첫발로 이날 서한을 보냈다.
4대 그룹은 다음 주부터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수락 여부를 공식적으로 논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4대 그룹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했다. 한국경제연구원 회원으로는 형식상 남아 있다.
관심이 쏠리는 곳은 삼성의 행보다. 삼성의 가입 여부가 다른 그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5개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이후 각사 최고경영자(CEO) 보고를 거쳐 한국경제연구원 해산엔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경제인협회 회원 자동 승계 여부는 5개사 이사회뿐 아니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논의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삼성의 재가입 여부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과거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폐해가 있었다. 삼성이 재가입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준법위 위원을 다양하게 구성한 것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준법경영을 철저히 하라는 의지의 표명 아니겠냐. 그에 맞춰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