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 인력 확보 총력전, 임금 협상 상반된 결과
한화오션 지난달 노사간 합의, 경영정상화 박차
HD현대중, 20여차례 협상 끝 합의에도 또 ‘부결’

올해 조선업계 임금단체 협상에서 희비가 갈렸다. 앞서 한화오션이 노사 간 임금 협상을 조기 마무리 지은 가은데 HD현대중공업은 여전히 최종 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올해 조선업계 임금단체 협상에서 희비가 갈렸다. 앞서 한화오션이 노사 간 임금 협상을 조기 마무리 지은 가은데 HD현대중공업은 여전히 최종 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임금단체 협상에서 조선업계 각 기업의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노사 간 충돌이 잦았던 한화오션은 조기 타결로 경영정상화에 순항 중이지만, HD현대에선 여전히 불협화음을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기본급 12만원 인상 등의 내용이 담긴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으나, 지난 24일 실시된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엎서 노사 양측은 20차례 교섭 끝에 기본급 12만원(호봉승급 3만5000원 포함) 인상을 비롯해 ▲격려금 350만원 ▲성과금(지급 기준에 따름) ▲휴양시설운영 특별예산 20억원 ▲미래조선산업 전환 대응 테스크포스(TF) 구성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전체 조합원의 3분의 2가 넘는 68.78%(4104명)가 반대표를 던지면서 이 합의안는 재차 부결되는 사태를 맞았다. 대다수 노조원이 동종업계 대비 임금 인상 수준이 부족하다고 여긴 탓이다. 

여기에 노조는 파업 쟁의권도 확보한 상태로 사측에 “휴가 이후 교섭에서도 타협점이 나오지 않는다면 파업 강행이 불가피하다”고 최후통첩까지 날렸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노조가 업계 최고 대우를 요구하는 것으로 수주 호황 속 파업 현실화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가 높아졌다. 

사측은 노조와 지속 대화를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이견 차가 큰 만큼 최종 타결까진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이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한화오션은 일찌감치 협상을 마무리 지은 뒤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실제 한화오션 노사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공감하는 등 늘어나는 일감과 그간의 지체된 생산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서로 한발씩 양보한 결과다. 이에 동종업계에서 가장 먼저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사측은 이를 토대로 초격차 방산, 친환경, 디지털 솔루션 등 기술 경쟁력 제고를 비롯해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친환경 선박에 대한 생산 효율성 향상에 힘쓸 계획이다. 지속적인 투자도 고려 중으로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 내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임금 수준이 곧 자존심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올해 임금협상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타난 것도 이 때문으로 노사 대립이 수주 호황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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