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 시정질문에서 "핵개발은 자주국방에 도움 돼"
중도적 이미지와 다르게 예민한 질문에 적극 입장 밝혀
윤 대통령도 핵무장 가능성 열어… 발맞추며 대권 행보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9일 시정질문에서 “북핵에 대한 방어체계를 만드는 것보다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며 ‘자체 핵무장론’에 힘을 실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체 핵무장을 사실상 옹호한 것에 발맞춘 행보여서 주목된다. 

◆오 시장, 핵무장론 적극 옹호

오 시장은 29일 열린 제320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강산 시의원이 최근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를 언급하며 “핵무장을 주장하는 게 역사를 냉전 시대로 돌리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하자 “자주국방은 모든 나라의 큰 원칙”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이어 “(북핵 대응을 위한 한국형) 3축 체계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완벽하지 않다.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효율적”이라고 부연했다.

또 “핵을 개발할 능력과 재원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1~2년 내 가능하다. 우리 스스로 선택을 원천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독자 핵무장으로 인해 한미 동맹의 균열을 우려한 의견에 대해서는 “(핵 개발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만약에 한다면 미국과 깊숙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긴밀히 협의한 상태에서 할 수도 있고 우라늄 농축 단계까지 협의해서 가능하게 한 다음 논의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덧붙여 “저와 같은 스탠스(입장)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핵무기 개발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대권 염두에 둔 이미지 회복 겨냥?

핵무장론 옹호 발언은 그간 보인 오세훈 시장의 ‘중도’ 이미지와 상반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차기 보수진영 대권주자로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상황에서 오 시장도 ‘보수본색’을 보여줘 침체된 리더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오세훈 시장은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3선에 성공했을 때만해도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 중 한명으로 부상했지만 한 법무부장관이 투사 이미지를 구축하며 보수진영 지지세가 모이자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평론가 A씨는 “오세훈 시장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를 가져왔지만 막상 시정운영에선 중도적 행보가 강해 정통 보수 스타일을 보여주지 못했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잼버리 사태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적극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고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생선회 회식'을 보여주는 등 정부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자체 핵무장론으로 입장을 확실히 한 것은 보수층에 리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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