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관광객 혼인신고 허용한 뉴욕서 결혼식 올려
대한산부인과학회 지침 어긋나 벨기에서 인공수정 시술

김규진(32)씨. 사진=김규진씨 SNS 캡처
김규진(32)씨. 사진=김규진씨 SNS 캡처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한국에서 최초로 동성 커플의 임신 사실을 전했던 김규진(32)씨가 출산 소식을 알렸다.

김 씨는 지난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출완(오늘 출산 완료)’이라는 글과 함께 딸 ‘라니’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성 배우자인 김세연씨가 탯줄을 자르고 병원 서류 관계란에 ‘배우자’라고 표시하는 등 보호자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김 씨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했다. 국내에서 시술도 고려했으나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윤리지침상 “정자 공여 시술은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돼 있어서다.

지난 7월에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대한민국 저출생 대책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베이비샤워 행사를 열며 큰 관심을 받았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행사에 참석해 생활동반자법과 관련 발제를 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이들 부부는 관광객의 혼인신고를 허용하는 미국 뉴욕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국내에서 한 차례 더 식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다.

김 씨는 이날 여성동아와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서울고법 재판부가 ‘동성커플에게도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한 내용을 언급하며 “이미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세연씨 역시 “(딸이)서로를 존중해줄 수 있는 사회에서 컸으면 좋겠다. 다양성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이 가능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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