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이225, 1990년 3월 이후 최고치 경신
엔화 가치하락 장기화… 지수 고공행진 견인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주식 매입액이 크게 증가했다. 엔저(엔화 가치하락)로 인한 일본 증시 강세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30일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 1억427만달러(약 1300억원)를 매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46만달러(약 120억원)와 비교하면 10배가 넘는다.
올해 들어 순매수한 금액은 3억9017만달러(약 514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2412만달러(약 318억원)를 순매도했다. 연간 순매수 규모는 2020년 1억6209만달러, 2021년 3억3385만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7월 니케이225 지수는 199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니케이225 지수 수익률은 21.2%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구성 24개국 중 두 번째로 높다.
증권업계는 엔화 가치하락 장기화가 지수 고공행진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일본 증시는 산업재(23.5%), 경기소비재(18.8%), IT(14.1%) 순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수출 경기에 민감한 산업들이다.
올해 엔/달러환율은 11.4% 상승해 주요 통화 중 가장 크게 절하됐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품 가격경쟁력이 향상돼 기업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의 강세는 엔화 약세와 주력산업(반도체·자동차·자동화설비)의 업황 회복 등 대내외 호재가 더해진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지수 고공행진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업계는 관련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29일 일본 엔화와 미국 국채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는 ‘엔캐리랩’을 출시했다. 엔캐리랩은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된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엔화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일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일본증시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 상황이 기업이익 추정치 상향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올해 말 니케이225 지수 목표치를 3만4000포인트로 제시했다.
1일 한국시간 11시50분 현재 니케이225 지수는 전장 대비 0.67% 오른 3만2837.65포인트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