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송객수수료·백화점은 명품 실적 '발목'
유통업계, 중국인 관광객 맞춤형 마케팅 분주

중국 정부가 6년5개월 만에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면세점·백화점·화장품업계 등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유커) 귀환에 맞춰 마케팅에 분주한 모습이다. 매장 앞에 한동안 사라진 중국어 모객 간판이 다시 등장할 뿐만 아니라, 중국어 회화가 가능한 직원들도 배치되고 있다. 소비 침체기 속에서 유커의 귀환이 업계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 돌아오면서 면세점과 백화점이 한껏 들뜬 모습이다. 이들은 맞춤형 프로모션, 쇼핑 편의 개선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유커 맞이에 돌입했다.

가장 기대가 큰 곳은 면세점이다. 그간 면세업계는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로 2017년부터 한국행 단체여행을 금지하면서 유커의 빈 자리를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게 송객 수수료를 지불하며 실적을 유지해 왔다.

송객 수수료는 면세점이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면세품을 소규모로 거래하는 따이궁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다. 2017년 사드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따이공이 유일한 판매 통로로 급부상하면서 2016년 9672억원이던 송객 수수료는 2021년 3조8748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송객 수수료는 4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면세업계는 유커 맞이에 분주하다. K팝 가수를 모델로 발탁하고 중국인 관광객 맞춤형 여행 상품도 잇따라 출시하며 ‘유커의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 현지 여행사, 항공사와 손잡고 다양한 관광상품을 만들고 고객 쇼핑 편의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면세업계가 유커 모집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는 유커들의 방한이 많아질수록 따이궁에 지급하던 수수료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매출 확대는 물론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모습이다.

신라면세점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신라면세점 제공

엔데믹이 본격화하면서 명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백화점도 분위기 반전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점포 리뉴얼, 외국인 관광객 매출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백화점업계는 올 들어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월~7월 본점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전년 대비 490%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매출도 460% 증가했다. 여기에 유커까지 유입될 경우 상승 중인 외국인 매출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면세점과 백화점업계는 중추절과 국경절 등 중국의 황금연휴(9월29일∼10월6일)에 본게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이달 말 더 많은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며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도 달라졌기 때문에 고객들의 쇼핑 만족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화점 관계자 역시 “중국 황금연휴를 시작으로 올 4분기부터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지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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