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체험형 매장 열고 '와인전쟁'
가성비서 프리미엄까지, 각사 차별점은
유통가 유명인사들이 와인사업에 꽂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유통 오너들의 와인사랑이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와인 전문매장은 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와인 전문매장을 잇달아 선보이며 와인족들을 사로 잡겠다는 전략이다.
◆와인 전문매장으로 한판승부
가장 처음 포문을 연 곳은 롯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와인 카테고리를 키우기 위해 만든 전담팀 ‘프로젝트W’를 통해 2021년 잠실에 주류 전문 매장 ‘보틀벙커’를 열었다. 프로젝트W팀은 대다수가 와인 자격증을 갖춘 와인 전문가인 것은 물론 콘텐츠, 마케팅, 동선 설계 등까지 고객경험 설계의 전문가들로 꾸렸다.
보틀벙커에선 초고가 와인부터 와인 초보자를 위한 기획 상품까지 판매한다. 80여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과 안주를 판매하는 ‘부라타랩’ 서비를 운영 중이다. 잠실에 이어 창원과 광주에 2, 3호점을 오픈에 이어 올해 서울역점에 보틀벙커 4호점을 열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5월 오픈한 ‘와인클럽’을 토대로 프리미엄 와인 등 주류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주류의 신세계’를 선보인다는 포부다. 와인클럽은 국내 최대 규모(500여평)의 체험형 와인 전문매장이다. 와인을 중심으로 위스키·맥주 등 7000여개 상품을 갖추고 있다.
와인클럽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유명 와인 생산지로 구분한 매대 구성과 국내에서 보기 드문 희소 와인부터 가격이 저렴한 데일리 와인까지 전문가와 대중을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상품 스펙트럼이다. 다양한 종류의 와인 구색을 갖출 뿐 아니라 와인과 연계된 상품을 함께 선보여 와인 애호가들과 젊은층들의 방문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와인 수입·유통 전문회사 비노에이치를 통해 소규모 프리미엄 와인 위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 와인 유통사들이 대량 수입 가능한 중저가 와인을 주로 들여오는 것과 달리 비노에이치에서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유기농, 프리미엄 와인을 발굴해 독점 수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와인시장, 성장 가능성 여전
유통업계에선 와인을 오프라인 매장으로의 집객 효과를 노리기 위한 무기로 삼을 전망이다. 국내법 상 전통주를 제외하고는 온라인으로 주류 구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색 있는 와인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 선보이며 급성장하는 온라인 채널에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와인 소비 큰 손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발길을 이끌어 다른 상품과의 연계 매출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와인시장의 성장세가 최근 들어 주춤한 것을 위험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선 홈술 트렌드로 급성장한 와인시장이 이제 안정적 수요를 창출하는 성숙기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와인이 대중화 되면서 시장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와인부터 프리미엄 와인까지 선택할 수 있는 종류가 늘어나면서 와인도 맥주나 소주처럼 일상에서 즐기는 술로 자리매김했다”며 “업체들은 대중성 있는 와인을 대량으로 선보여 볼륨을 키우는 한편 희소성 높은 와인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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