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조례 개정 이후 시공사 선정 가능 사업지 85곳으로 증가
추정 공사비 2조7500억원→36조4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
수주고 1조원 돌파 건설사 속출… 정비사업 1위 위한 경쟁 치열
해외건설 수주 달성 등 하반기 기대감↑… "수요자 참여율 관건"

최근 부동산시장에서는 수요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고와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정치적 싸움으로 피해를 본 서울~양평고속도로부터 곳곳에서 발생한 부실시공 사고로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정부의 규제완회에 따른 건설사들의 혈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심이 집중되는 ‘핫이슈’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정부의 규제완화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움츠렸던 건설사들이 기지개를 켜고 본격적으로 수주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침체기가 끝나고 활발한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침체기 끝났나… 정비사업 1조 달성 잇따라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조정하는 내용이 담긴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일부 개정안’을 시행했다.
서울시 조례 개정을 통해 시공사 선정이 가능해진 사업지는 기존 8곳에서 85곳으로 대폭 늘어난다. 재개발·재건축은 보통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 및 철거 등 순으로 진행되는데 개정 이후 시공사 선정 시점이 최소 2년 이상 당겨진다.
업계에서는 시공사 선정이 가능한 사업지의 합산 추정공사비가 2조7500억원에서 36조4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강남구 압구정 3구역과 송파구 장미 1~3차 아파트, 성동구 성수1지구 재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부터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대부분 건설사는 활로를 찾기 위해 몇몇 주요 단지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벌써 올해 정비사업 부문 수주고 1조원을 넘어선 곳도 나왔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DL이앤씨 등 5개사가 올해 정비사업 부문 수주고 1조원을 돌파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까지 정비사업 총 7건을 수주하며 2조606억원에 달하는 수주고를 올렸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1조5400억원 규모의 울산중구B-04 재개발사업 컨소시엄 수주 소식을 전하며 나란히 정비사업 수주고 1조원을 달성했다. 현대건설은 부산 괴정7구역, 구미 형곡4주공, 울산중구B-04 등 재개발·재건축 3건과 일산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 1건을 수주해 1조5804억원가량의 사업을 따냈다.
삼성물산은 재개발사업(울산중구B-04)과 리모델링사업(가락상아2차) 각각 1건을 확보해 1조146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GS건설은 재개발·재건축 3건(노원 상계주공5단지, 안산 선부연립1구역, 청량리6구역)으로 1조1156억원의 정비사업 일감을 확보했다.
DL이앤씨도 면목역6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면목역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낸 데 이어 지난달 부산 중동5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1조원을 돌파했다.

◆하반기 전쟁 본격화, '수주 싹쓸이' 기대감↑
지난해부터 이어진 침체기 속에서도 도시정비사업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건설사들이 더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집값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분양시장 활기가 더해져 수요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기대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4으로 전주(87.0)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올 2월 4주(66.3) 저점을 찍은 뒤 21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정부의 규제완화가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시장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시 은평구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121가구 모집에 9550명이 몰려 평균 평균 78.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공급되는 ‘휘경자이 디센디아’ 아파트도 지난달 진행된 특별공급에서 318가구 모집에 5588명이 신청해 평균 15.03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39㎡ 생애최초 특공에는 2가구 모집에 362명이 몰려 18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은 1순위 청약 진행 결과 65가구 모집에 1만575건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만 162.69대 1에 달한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주택형은 전용 84㎡A타입으로 11가구 모집에 5771명이 몰려들면서 경쟁률 524.64대 1을 기록했다.
정부의 무순위청약요건 폐지, 분양권 전매제한기간 단축 등 규제완화 방안이 시장이 녹아들면 분양시장은 분명히 지금보다 더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하반기부터는 피튀기는 수주경쟁이 펼쳐지며 건설사들이 경쟁력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해외 건설시장도 왕좌 자리에 앉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1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 누적액은 182억1447만6000달러로 지난해 동기(125억9214만4000달러)보다 44.6% 증가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연간 500억달러 해외건설 수주 달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방산·스마트팜·정보통신기술(ICT) 등 타 산업과의 융복합 패키지 진출 기회도 발굴할 계획이다. 결국 건설사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노려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시장이 회복되는 조짐을 보인다. 건설사들의 기대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예전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수요자들도 적극적으로 시장에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이 가장 중요하지만 신사업이나 다른 부분도 들여다봐야 한다. 시대가 변했고 한 곳만 파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며 “모든 요소를 고려했을 때 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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