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1990년대 전기차 개발에 나서
중국 제외 전기차 점유율 글로벌 4위
수요 증가가 판매실적 뒷받침할 전망

내연기관자동차가 등장한 지 120여년이 지나 기존의 관념을 완전히 부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었다. 엔진이 없고 모터의 힘으로 주행하는 전기·하이브리드차가 주류가 됐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현대차, 기아, BMW, 테슬라의 전기차 개발 역사와 현주소, 그리고 전망을 집중 탐구해본다. <편집자주>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로 변화에 나선다. 사진=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서울와이어 DB)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로 변화에 나선다. 사진=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패러다임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한다. 올해 상반기 들어 점유율이 지난해보다 하락했지만 ‘위기론’을 거론하기엔 시기상조다. 현대차·기아는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지속적으로 만들기 위해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며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전기차 개발

기아는 1980년대 전기자동차를 선보여 각종 행사에서 사용한 경험이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기아는 1980년대 전기자동차를 선보여 각종 행사에서 사용한 경험이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일찍이 미래차의 비전을 내다봤다. 40여년 전인 1980년대부터 전기차 개발의 불씨를 댕겼다. 기아는 당시 ‘베스타’라는 전기차를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에서 각각 선보였다.

또 1991년 11월 현대자동차는 쏘나타 전기차 콘셉트를 선보였고, 1995년 개발한 엑센트 전기차는 가솔린차와 대등한 성능을 보여줘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1980~1990년대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다. 물론 당시 개발한 전기차는 현재의 전기차와 다른 설계지만 창업자 정주영의 말대로 ‘일단 해보긴 한’ 셈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전기차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진보적인 발걸음을 걸어온 회사”라며 “1980~1990년대에 만들었던 전기차 기술은 현재의 전기차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미래모빌리티사업에 109조4000억 투자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점유율에서 10% 이상을 달성하며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사진=SNE리서치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점유율에서 10% 이상을 달성하며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사진=SNE리서치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시장을 제외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시장 점유율은 4위에 올랐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두 계단 떨어졌다.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에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시장에서 총 26만6000대의 전기차를 인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5.6%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의 성장률이 워낙 높아 점유율을 빼앗겼다. 테슬라가 굳건한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3~4위 싸움이 치열한 양상이다.

현대차의 전기차기술이 총 집약된 '아이오닉 5 N'. 사진=현대차그룹

일단 현대차·기아의 전망은 밝다. 내연기관을 포함한 글로벌 판매대수에서 지난해 3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과 순익이 높은 만큼 기술개발에도 적극 투자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6월 열린 인베스터데이에서 10년간 미래모빌리티사업에 109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환율, 인센티브 증가 등 실적을 떨어뜨릴 요인이 존재하지만 현대차는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많은 수요가 판매 실적을 뒷바침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전체 물량의 34%까지 확대하며 글로벌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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