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남자' 강희석 대표 사퇴
손영식 대표도 임기남기고 물러나
대표이사 겸직 등 '통합 대표 체제'

박주형 신임 신세계 대표이사(왼쪽)와 한채양 신임 이마트 대표이사. 사진제공=신세계
박주형 신임 신세계 대표이사(왼쪽)와 한채양 신임 이마트 대표이사. 사진제공=신세계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소비 침체 위기에 직면한 신세계그룹이 백화점과 이마트 대표를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번 인사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중심을 쥐고 내린 ‘신상필벌’로 알려졌다. 대표이사의 40%를 교체하면서 그룹 창사 이래 역대급 인사란 평이 나올 정도로 인사폭이 크다.

신세계그룹은 20일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주목된 부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임이 컸던 강희석 대표의 퇴임과 손영식 대표의 동시 퇴임이다.

강희석 대표는 ‘정용진의 남자’라고 불릴만큼 정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4년간 이마트와 SSG닷컴을 이끌어왔으나 이마트 실적이 부진하면서 임기를 2년 앞두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손영식 신세계 대표 역시 임기 1년 반을 앞두고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자리를 떠나게 됐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은 보복 소비 열풍으로 호황을 누렸으나 고물가, 소비 침체 등으로 올 2분기 영업이익이 23.9% 줄었다.

이들의 빈자리는 그룹 전략실 출신 인사들이 채웠다. 강희석 대표가 물러난 자리에는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선임됐고 손 대표 후임에는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가 내정됐다.

두 신임 대표는 ‘재무통’ 전략실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채양 대표는 2013년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팀 상무, 2018년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박주형 대표는 2011년 이마트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2개 계열사를 동시에 맡는 겸직 최고경영자가(CEO)가 많다는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 중 하나다. 통합대표체제 운영으로 조직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와 성과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한채양 대표는 이마트 외에도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 계열사의 대표를 겸직한다. 박주형 대표는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또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겸직해 시너지를 확대하게 된다. 신세계프라퍼티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가 겸직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 강화하고, 새로운 성과창출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며 “앞으로 철저한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준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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