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BMW 판매량, 벤츠보다 2000여대 많아
이달 초 5시리즈 완전 변경 모델 출시로 굳히기

BMW XM 레이블 레드의 모습. 사진=BMW코리아 제공
BMW XM 레이블 레드의 모습. 사진=BMW코리아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올 들어 BMW가 부동의 1위인 벤츠보다 많이 팔리면서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6년 이후 7년 간 2위에 머물렀던 BMW가 벤츠를 밀어내고 8년 만에 1위 탈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BMW의 판매량은 5만6535대로 수입차시장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 벤츠 판매대수 5만4353대보다 2000여대 많다. BMW의 판매량 호조는 비즈니스 세단인 5시리즈가 견인하고 있다.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9월 BMW 5시리즈는 1만6058대가 팔리면서 벤츠 대표 모델 E클래스(1만5539대)를 제쳤다.

5시리즈는 세련된 디자인, 쾌적한 실내 공간, 스포티한 주행 성능 등이 강점이다. 이달에는 5시리즈의 완전 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구형 모델의 할인율도 높아졌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도 BMW 판매량 증가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지난해 BMW의 SUV 차량 판매대수는 3만4000여대로 국내 수입차 업계 SUV 부문 1위에 올랐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1만5000여대를 팔았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뉴 X5·뉴 X6, 플래그십 모델 뉴 X7, 프리미엄 소형 순수전기 모델인 뉴 iX1, 초고성능 럭셔리 모델인 뉴 XM 등이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벤츠는 2016년 중형 세단 E클래스를 내놓으면서 BMW를 제쳤다. ‘역대급’이라는 찬사를 받은 E클래스는 고급차의 대명사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어 벤츠는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BMW를 꺾고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이후 E클래스를 중심으로 수입차 시장을 ‘벤츠 천하’로 만들었다. 

업계에선 고급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뀌면서 벤츠의 고급 브랜드 전략이 먹혀 들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급 수입차의 기준이 많이 높아졌다. 초고가 수입차를 타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 고급 이미지는 포르쉐나 벤틀리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평균 판매 가격이 1억5000만원 수준인 포르셰는 벤츠 구매층을 적극 공략 중이다. 

현재까지 추세를 보면 올해 BMW의 1위 탈환이 유력한 상황이나 안심할 수는 없다. BMW는 지난해에도 줄곧 판매량에서 1위를 유지하다가 연말에 벤츠에 밀리며 2위에 머물렀다.

지난 5일 BMW는 8세대 뉴 5시리즈 모델을 한국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했다. 6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뉴 5시리즈는 기존 모델보다 차체 크기가 커졌고, 실내외 디자인에도 큰 변화를 줬다. 

한국은 5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로 알려졌다. BMW는 신형 5시리즈 출시로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