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도 '우려의 시선'
대규모 인수자금 확보해야, 재무 부담 늘어날 가능성
본계약 앞두고 노조는 반발…"기업 안정성 검증돼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본계약까지 무사히 완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 하림그룹은 인수금융을 통해 3조원을 충당하고 팬오션의 유상증자 등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연내 HMM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지분 57.9%(3억9879만156주)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내년 상반기 중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하림그룹과 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HMM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자금 조달을 위한 인수 주체로는 팬오션이 나섰다. 하림은 자회사인 팬오션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 인수자금 일부를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림 측은 HMM 인수가로 약 6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은 6조원이 넘는 인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로 하림은 유상증자뿐 아니라 JKL파트너스 지원, 자산유동화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인수자금 마련 계획 관련 HMM 노조 등에서는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칫 국내 유일한 컨테이너선사인 HMM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인수를 완료한 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하림이 막대한 인수 비용을 충당하더라도 이후 자금난 문제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HMM노조는 이와 관련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형태의 매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하림그룹이 도대체 어떠한 인수금융계획을 갖고 있어 인수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인정받았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의 반발과 함께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이 없는 하림이 해운업황 불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었다.
업계 관계자는 “하림이 자회사인 팬오션을 동원해 인수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이 경우 재무 상황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인수 후 시너지보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인수자금 조달 부담을 털어내는 게 현재로선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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