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낙하산’ 논란, 가시적 성과 절실
과거 코레일 1년 만에 흑자 전환 이끌어
“요금 정상화 바탕, 시장 혁신리더 될 것"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지난달 취임 1년 차를 맞은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그는 취임 직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조직 슬림화 및 정원 감축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지만, 아직 성과가 미미하다.

◆코레일 사장 시절 재무개선에 뛰어난 역량
가스공사 창립 이래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최 사장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경영정상화에 힘써왔으나, 오히려 이 기간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2조원을 넘어서는 등 재무구조는 더 악화했다.
과거 최 사장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이끌면서 취임 1년 만에 흑자 달성이라는 최대 성과를 거뒀다. 이런 업적이 평가를 받아 위기에 놓인 가스공사를 이끌 소방수 역할로 낙점됐다. 하지만 에너지분야 경력이 없는 그를 향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에너지 분야 경험이 없는 정치권 출신 인사라는 점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된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시절 선거대책위원회 산업에너지특보단장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낙하산 인사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캠프 출신 인사가 에너지 공기업 수장으로 온 것과 관련 공방이 벌어졌다.
최 사장은 이에 대해 “저 개인을 어떤 이유로 낙하산이라 하는지 그 기준 자체를 동의하지 않는다”며 “결국 어떤 성과를 내는지, 그 성과를 지켜보고 판단해주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반박했다.
최 사장이 얘기하는 '성과'는 결국 가스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선 지출은 줄이고 수입은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지난해 연간 가스공사 미수금은 16조원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 사장은 요금 인상을 내세웠다. 그는 “요금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요금제도의 합리적인 개편과정에 참여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강도 개혁 통한 분위기 전환 나설 듯
최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선 요금 정상화를 바탕으로 에너지시장의 혁신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지난해 비상경영체제에서 ‘2030 비전’ 선포 등 새로운 기반을 다졌다면 새해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자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어 “해외사업 분야 등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당진기지 건설을 차질없이 추진해 천연가스 수급 안정에 힘쓰자”고도 당부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최 사장 진두지휘하에 조직·인력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에 방점을 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중복된 업무를 통합하고 임시 조직(TF) 축소 등 조직의 운영 효율성도 높였다.
다만 최악의 미수금 문제와 관련해선 총선을 앞두고 요금 동결로 인해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총선 이후 가스요금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최 사장이 어떤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그가 재무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치솟는 미수금 관련 총 15조4000억원 규모 경영 혁신안에 이은 고강도 개혁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한 최 사장이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정부에 요금 인상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그가 가스공사의 위기를 극복하고 반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