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부가가치 선박시장서 두각, 독점구조 깰 듯
정부 차원 조선업 전방위 지원 속 기술경쟁력 강화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카타르 프로젝트 2차 잔여 수주 물량을 놓고 조선기업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 조선사인 후둥중화가 최근 카타르에너지로부터 대량의 극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수주하면서 고부가가치 선박시장에서도 국내 조선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HD현대중공업은 5조2000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17척을 수주하는 등 카타르 프로젝트 참여 후 대규모 잭팟을 터트렸다. 이어 올해 삼성중공업은 15척 규모의 LNG선 수주를 앞둔 상태다. 

하지만 중국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기존 한국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LNG운반선 분야에서 중국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중국은 카타르에너지로부터 26만㎥급 극초대형 ‘큐맥스(Q-Max)’ LNG)반선 8척을 수주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앞서 후둥중화는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텍 2023’에서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 노르웨이 등 글로벌 선급으로부터 Max급 LNG선 설계에 대한 기본승인(AIP)까지 받았다.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가 주도하던 대형 LNG운반선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중국 조선사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과거 한국은 고부가 가치·친환경 선박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압도적 우위를 보여왔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LNG운반선 수주를 확대하는 동시에 기술력을 축적하는 등 고부가가치 선박시장 진입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중국은 카타르 프로젝트에서 새해 첫 대규모 수주 성과를 올렸다. 

후둥중화가 수주한 선박은 대형 LNG운반선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17만4000m³급과 비교해 약 50% 더 크다. 그간 한국은 수주의 질적 측면에서 중국에 크게 앞섰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글로벌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에 맞춰 2035년 비전 등으로 LNG운반선 건조 기술과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건조 능력도 확대되는 등 과거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저가 수주에 집중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전략이다.  

앞으로 카타르 프로젝트에서 남은 물량을 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진 모습이다. 고부가가치 선박시장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NG운반선 등 수익성이 높은 선박 분야에서 한수 아래로 평가받던 중국의 성장세가 가팔라졌다”며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조선업을 대대적으로 키우고 있어 더는 한국의 LNG선 독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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