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백화점 역성장… 분위기 반전 위한 전략 고심
해외 공략한 롯데만 웃고 현대·신세계는 '주춤'
"글로벌시장 포트폴리오 다변화·체질 개선 등이 생존 전략"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사진. 사진=롯데유통 제공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사진. 사진=롯데유통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내수 부진과 고물가로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린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분위기 반전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지만 백화점은 오히려 2.1% 역성장했다. 대형마트(11.7%)와 온라인 쇼핑(12.4%) 등 다른 유통 채널이 두 자릿수 성장으로 회복한 것과 대비된다.

백화점 3사는 장기화한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 체질 개선 등의 돌파구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 롯데백화점은 올 1분기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1.1%) 감소한 8063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44.3%나 증가한 1300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점포를 새롭게 단장하고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폐점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이 수익성 확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해외 백화점 사업의 매출은 6.2% 늘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필두로 롯데백화점 해외 4개 매장은 1분기 21억원의 흑자를 거뒀다. 2023년 9월 하노이에 문을 연 롯데몰은 서울 잠실점처럼 '롯데 타운'을 조성해 1년6개월 만에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

이에 비해 다른 백화점들은 올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1분기 백화점 부문 매출은 58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72억원으로 5.7% 줄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까지 연결 실적에 부담을 줬던 매트리스 자회사 지누스의 턴어라운드 효과를 바탕으로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지누스는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매트리스 수요 증가와 재고 효율화, 비용 절감 등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1분기 매출 2499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면세점 실적도 매출은 22.1% 늘고 영업손실도 줄이면서 긍정적인 신호가 켜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년보다 0.8% 줄어든 매출 6590억원, 영업이익은 5.1% 줄어든 10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인건비 상승과 주요 점포·매장 리뉴얼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은 경쟁 차별화를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위트파크(강남·대구), 하우스오브신세계, 신세계 마켓, 디 에스테이트(본점)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리뉴얼에 따른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강남점 ‘신세계 마켓’은 오픈 후 한 달간 40만명 이상의 고객을 모았다. 3월 중순 리뉴얼 오픈한 본점 디 에스테이트도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이상, 고객수는 20%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선보인 본점 ‘더 헤리티지’ 개관과 ‘디 에스테이트’ 럭셔리 브랜드 확대 등 전점을 아우르는 트렌디한 팝업스토어 유치를 통해 고객 확대 및 성장의 발판을 다시 마련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전통적인 소비 채널인 백화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단순한 방식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해외 진출이나 콘텐츠 중심의 체질 개선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 조성이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당분간 백화점 업계의 주요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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