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이점 업고 기술개발·투자규모 확대
D램 점유율 25% 돌파…삼성·SK와 격차 줄어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기술력을 바짝 끌어올리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는 메모리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특히 첨단 반도체 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며 D램 점유율 25%를 달성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패권을 위협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3일(현지시간) 1γ(감마) 공정 기반의 LPDDR5X 샘플을 세계 최초로 고객사에 출하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내놓은 LPDDR5X의 기반이 되는 1감마 공정은 6세대 10나노급 저전력 D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c D램이라고 지칭하며 양사도 빠른 시일 내 개발을 완료해 올해 안으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마이크론 측은 “LPDDR5X는 현재 상용화된 저전력 D램 중 가장 최신 세대”라며 “초당 10.7Gb(기가비트)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최대 20%의 전력 저감 효과를 갖춰 차세대 모바일용으로 적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2023년까지만 해도 D램 시장 점유율에서 20%가 채 안되며 후발주자로 여겨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세에 눌려 D램 시장을 분석할 때 판도를 흔들 변수로 평가 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판 기술굴기’ 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공격적인 기술개발과 투자 확대를 진행하며 상황을 변화시키고 있다.
마이크론은 미국 기업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고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반도체법(CHIPS ACT)’의 핵심 수혜기업이 됐다. 정부 차원의 미국 반도체 주권 회복과 시장 지형 개편에 선봉장이 된 것이다. 미 정부는 마이크론에 61억6500만달러(약 8조4000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했다.
미 정부가 사실상 마이크론을 보증하자 투자는 몰렸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뉴욕주(州) 클레이와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대규모 팹(반도체 공장)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자국 기업인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문제없이 진행돼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들어가 있다. 현재 마이크론은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으며 이는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 처리장치(GPU)인 ‘블랙웰 울트라(GB300)’에 탑재된다.

외형도 급격하게 성장한다. 전날 나스닥 장 마감 기준 마이크론의 주가는 103.25달러로, 전일 대비 약 1% 올랐고 연초 대비해서는 약 22% 상승했다. 올해 회계연도(FY2025) 1분기(2024년 9월 1일~2024년 11월 28일) 실적에서는 매출 87억1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4%가 증가했다. 다만 2분기(2024년 11월 29일~2025년 2월 27일)에서는 80억5000만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주춤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8%의 증가를 보였다.
D램 점유율도 25%를 넘겼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D램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6.9%, 삼성전자가 34.4%, 마이크론이 25%를 기록했다. 지난해 24.3%를 기록했는데 꾸준히 증가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토를 조금씩 점령해 나가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4 개발 로드맵을 순조롭게 이행해가며 내년 대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 HBM4E 제품도 2027~2028년에 내놓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또 TSMC와 적극 협력해 HBM4용 베이스 다이를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엔비디아와도 HBM4 사양을 맞춰 나가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공급망 다변화 방침에 따라 마이크론 HBM 물량을 적극 받기 시작했다”며 “이는 SK하이닉스가 차지한 물량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엔비디아에 첨단 HBM 납품이 늦어지고 있는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이 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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