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태원 회장 주재 경영전략회의… 뭐를 논의했나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사업을 점검했다.

경영진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최근 발생한 SK텔레콤의 해킹 사건 등 대내외적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할 것을 다짐했다.

SK그룹은 지난 13~14일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최고경영자(CEO)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여기서 다뤄진 첫 번째 의제는 ‘고객 신뢰’로, 최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가 일파만파 커지며 SK그룹 차원의 위기로 번지자 신뢰 회복 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SK 경영진은 “운영의 기본과 원칙을 소홀히 하는 것이 위기의 근본 윈인”이라며 “고객 신뢰는 SK그룹이 존재하는 이유인 만큼, 본질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신뢰받는 SK를 위한 재도약 출발점은 철저한 반성을 통해 경영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의 신뢰를 얻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래 기술 중심의 성장 전략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방안도 모색했다. 현재 SK그룹은 반도체·인공지능(AI)·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자산을 매각하거나 자회사를 합병하는 등 대규모 체질 변화가 진행 중이다. 

회의에서는 이 로드맵의 진행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하고 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생전 영상도 공개되며 SK 고유의 기업문화 및 경영이념을 강조했다.

영상에서 최 선대회장은 “힘든 일도 패기를 가지고 꾸준히 추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자”며 “미래는 도전하는 사람이 차지하게 돼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이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를 오랜 시간 놓고 머리를 삭혀버리는 것”이라며 “매일 10번씩 생각하고 100일 1000일, 2000일 생각하면 사그러든다. 불가능한 문제는 없다”고 말하며 후대 경영진에게 울림을 줬다.

SK 관계자는 “그룹의 실질적인 변화를 시장과 이해관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사적 실행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SK가 신뢰를 회복하고 이해관계자들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