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한 이란의 보복이 절제된 수준에 머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대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한 이란의 보복이 절제된 수준에 머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미국의 대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한 이란의 보복이 절제된 수준에 머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인명 피해 없이 끝난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유가는 급락했고, 미국과 한국 증시는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이란의 ‘약속대련식’ 보복에 유가 급락·증시 강세

이란이 미국의 핵시설 공습에 대응해 카타르 주둔 미군 기지를 타격했지만 사전에 미국과 카타르 측에 공격 계획을 통보하면서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이 같은 제한적 보복은 중동 정세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크게 줄였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8.51달러로 전일보다 7.22% 하락 마감했다. 브렌트유 역시 71.48달러로 7.18% 급락했다. 급등세를 보였던 유가는 전쟁 전 수준인 65달러대로 복귀 중이다.

이와 같은 안도감은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0.89%, S&P500은 0.96%, 나스닥은 0.94% 각각 상승 마감했으며, '공포지수' VIX는 19.83까지 떨어졌다.

국내 증시도 동반 강세를 보이며 4년3개월 만에 3080선을 회복했다. 24일 오전 10시1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0% 오른 3086.13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70억원, 1572억원 규모로 순매수에 나섰고, 개인은 3817억원 순매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직후 “미리 경고를 받았고, 사상자가 없어 감사하다”며 “이란이 감정을 풀었기를 바란다. 더 이상의 증오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확전 자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공격 후 대국민 연설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란 공격 후 대국민 연설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시장, 트럼프 ‘휴전 발표’와 연준 스탠스 변화에도 주목

이란이 극단적 조치를 피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을 ‘12일 전쟁’이라 명명하며 사실상 분쟁의 마무리를 선언했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공격은 사전 통보로 인한 무피해 결과로 이어졌고, 트럼프의 휴전 발표까지 이어지며 시장은 중동발 위기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내부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고용 둔화 조짐이 보이면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지난주 월러 이사도 조기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 완화와 함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더해지며 주가 반등을 이끌었다”며 “관세발 물가상승 우려가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연준의 신중한 접근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이미 알려진 상황이었고, 트럼프의 휴전 발표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달러 약세와 아시아 통화 강세 흐름 속에 외국인의 증시 순매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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