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코스닥지수가 약 11개월 만에 장중 800선을 돌파했다. 미국-이란 간 긴장 완화와 지정학 리스크 해소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6분 기준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37포인트(1.93%) 오른 800.16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이 800선을 넘어선 건 지난해 8월 1일(815.28)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펩트론이 8.81% 급등한 것을 비롯해 에코프로(7.12%), 에코프로비엠(5.65%), 리가켐바이오(5.57%), 알테오젠(3.82%), 레인보우로보틱스(2.78%), 클래시스(2.65%)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2차전지 관련 업종이 두드러진 흐름을 나타냈다.
같은 시각 코스피도 2.72% 오른 3096.59를 기록하며 3100선에 근접했다.
이날 국내 증시의 강세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제한적으로 전개되면서 지정학적 불안이 진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이 포르도 등 이란의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한 데 이어, 이란은 23일(현지시간) 카타르와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 보복에 나섰다. 그러나 사전에 미국과 카타르에 공격 계획을 통보했고,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직후 “사전에 경고를 받아 인명 피해가 없었다”며 “감정을 푼 것이라면 더 이상의 증오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 합의 소식을 발표했다.
지정학 리스크 완화는 국제 유가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8.51달러로 전일보다 7.22% 하락 마감했고, 브렌트유는 71.48달러로 7.18% 급락했다. 급등세를 보였던 유가는 전쟁 전 수준인 65달러대로 복귀 중이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 중 대부분이 요격됐고, 비위험 구역에 떨어진 나머지 1발로 인해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전쟁’ 종식을 언급하면서 유가는 65달러선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통화정책 변화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매파적 성향으로 분류됐던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원유 증산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에너지 물가 관리에 의지를 보였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으며, 이란의 제한적 보복에 따라 시장은 안도하고 있다”며 “유가는 전쟁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