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기점 '점유율 경쟁' 본격화
위약금 면제된 열흘 동안, 가입자 16만6000명 빠져나가

[서울와이어=서동민 기자] SK텔레콤(SKT)이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실시했던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조치를 14일 종료했다. 열흘간 이어진 면제 기간 동안 약 16만6000명이 SKT를 이탈했고 4월 해킹 사고 이후 누적 이탈자는 8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는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를 기점으로 이동통신 3사의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T는 지난 5일부터 피해 고객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한시적으로 위약금을 면제해줬다. 해당 조치는 14일까지만 적용됐으며, 15일부터는 위약금 제도가 정상화됐다. 다만 일부 예외 사유는 여전히 위약금 없이 해지가 가능하다. 해외 체류, 군 복무, 장기 입원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 사유 해소일로부터 10일 이내에 해지를 신청하면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실종, 사망, 출국 등은 상시 면제 항목으로 분류된다.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이동통신 3사 간 가입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며 SKT는 대규모 순감세를 기록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위약금 면제 마지막 날인 이날 하루 동안만 4만2027명이 SKT에서 타사로 이동했다. KT로는 2만1593명, LG유플러스로는 2만434명이 이동했다.
7월5일부터 14일까지 열흘 동안 SKT에서 타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총 16만6444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타사에서 SKT로 유입된 가입자를 반영한 순감 규모는 7만9171명이다.
지난 4월 해킹 사고 이후부터 현재까지 SKT를 떠난 고객은 누적 83만5214명에 이른다. 이 기간 전체 가입자 수는 60만1376명 순감하며 SKT의 시장점유율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이동통신 3사의 시장 점유율은 SKT 40.08%, KT 23.45%, LG유플러스 19.22% 수준이었다. 그동안 점유율 변화 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이번 이탈 규모는 SKT 점유율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계에서는 현재 SKT의 점유율이 38%대 후반까지 하락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입자 이탈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T 가입자 순감세는 8월까지 이어질 전망이지만, 현실적으로 7월 중순 또는 말쯤에 감소세가 멈추고 순증 전환될 수 있다"며 "8월 이후에는 삼성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와 함께 점유율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말부터는 '갤럭시 Z 플립7'과 'Z 폴드7' 정식 출시와 함께 공시지원금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SKT뿐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도 고가 플래그십 단말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보조금을 예고해 통신3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은 다시 과열될 조짐이다.
정부도 통신시장 과열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이동통신 3사 관계 임원을 불러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보조금 경쟁이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앞으로 공시지원금, 불법 리베이트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현장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공식 출시와 맞물려 통신사 간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필요 시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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