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대규모 상표 위조 조직 고소
[편집자주] 서울와이어는 비즈앤로(Biz&Law) 코너를 통해 한국 기업이 전 세계를 누비면서 벌어지는 각종 비즈니스 소송을 심도 깊은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생소한 해외 법적 용어와 재판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 국내 산업계가 마주한 글로벌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예측하고자 합니다.

[서울와이어=황대영 기자]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코스알엑스(COSRX)가 온라인 유통망에 만연한 중국산 짝퉁 제품에 칼을 빼들었다.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짝퉁 제품을 판매하는 조직을 겨냥해 가처분 및 손해배상 등 법적 조치를 취하면서다.
현지시간 8일 미국 일리노이주(州) 북부 지방법원 동부지원에 따르면 코스알엑스는 아마존, 이베이, 월마트, 테무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다수의 판매자명을 이용해 위조 제품을 혐의로 고소했다. 원고 측은 피고들이 연방 등록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해 ‘고의적·상습적’ 침해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코스알엑스는 2013년 설립된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로, 2021년 아모레퍼시픽에 인수되며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냈다. 연매출 1억5000만 달러 이상 중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며, 미국은 상위 3대 시장에 속한다. 특히 ‘어드밴스드 스네일’ 라인과 자외선 차단제, 클렌저 등은 미국 뷰티 마니아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린다.
이 같은 글로벌 성공은 역설적으로 위조품 시장의 표적이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 위조·해적판 거래 규모는 연간 4670억 달러에 달하며, 주요 공급원은 중국이다. 또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판매자 신원 검증 절차 미비도 문제를 키운다. 위조상들은 다수의 계정을 미리 확보하고 적발 시 즉시 다른 계정으로 영업을 재개하는 ‘게릴라식 판매’가 가능하다.

코스알엑스는 피고들이 소비자 검색 패턴을 노려 ‘COSRX’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상품명, 설명, 메타태그 등에 삽입했다. 이를 통해 검색 결과 상위 노출을 유도하고, 소비자가 정품으로 오인하도록 만들었다. 판매 페이지에는 정품 이미지나 설명이 무단 사용됐으며, 일부는 제품 포장까지 정품과 유사하게 제작해 외관상 구별이 어려웠다.
또한 피고들은 판매자명 등록 시 불완전·허위 주소를 기재하고, 매출 대금을 해외 계좌로 송금해 추적과 집행을 회피했다. 코스알엑스 측은 “이러한 조직적 은폐 행위는 단순 침해 수준을 넘어 고도로 계획된 사기”라고 강조했다.
코스알엑스는 상표권 침해 및 위조, 출처 허위표시 등을 주요 청구로 제기했다. 이를 통해 법원에 ▲피고 및 관련자가 상표를 무단 사용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는 임시·예비·영구 금지명령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위조품 광고 중단 명령 ▲피고의 불법 이익 전액 환수 및 손해액의 3배 배상 ▲고의적 상표 위조에 대한 법정 손해배상 ▲변호사비 및 소송비용 지급 등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