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빈 기자
고정빈 기자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14일 예정된 '택배 없는 날'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기업들은 택배기사들의 휴식을 위해 마련했지만 오히려 '강제 휴무'에 동참하면 소득이 감소하는 등 생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양측의 의견 모두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폭염이 이어지며 온열질환이 자주 발생하는 가운데 택배기사가 3명이 무더위 영향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택배기사들의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생계 유지를 위해 일을 하게 해달라는 주장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은 온전히 기업에게 돌아가고 기사들의 입장을 무시하자니 쏟아지는 비판을 감당하기 어렵다. 불필요한 강제 휴무가 오히려 반발을 사게 된 것이다.

물론 수입이 생계와 직결되는 것은 당연하며 이들의 주장도 타당하다. 다만 무리한 업무로 생명을 위협받는 것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일이다. 소비자들 모두가 택배기사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이들이 있어 우리는 더 간편하고 빠르게 물건을 배송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택배기사들의 안전을 생각해야 한다. 2일간의 휴무가 손해라는 생각보다 앞으로의 일들을 위한 휴식기간이라고 정의하길 바란다. 2020년부터 시행된 '택배 없는 날'은 5년 밖에 되지 않아 미비한 부분이 많다.

특히 이런 택배기사와 기업간의 의견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어느 누가 잘못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기업도, 기사들도 서로 처해진 상황이 쉽지는 않다. 그렇기에 더 양보해야 한다.

생계보다도 기업의 이미지보다도 가장 우선시 돼야 하는 건 생명이다. 이례적인 폭염을 버티며 일하는 택배기사들의 노고를 무시하고 그들의 생계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건강의 안전이 우선시돼야 한다. 기업도 이번 만큼은 완강한 태도를 보여 이들의 생명을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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