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노동자, 나이로 인해 차별받았다고 주장
美 노동법, 사업 리스크로 부상…“ESG 고삐 죄야”
[편집자주] 서울와이어는 비즈앤로(Biz&Law) 코너를 통해 한국 기업이 전 세계를 누비면서 벌어지는 각종 비즈니스 소송을 심도 깊은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생소한 해외 법적 용어와 재판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 국내 산업계가 마주한 글로벌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예측하고자 합니다.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현대글로비스 미국 법인에 재직했던 한 노동자가 연령차별고용법(ADEA)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직장내 괴롭힘과 따돌림이 만연했다고 주장했는데, 회사는 지난 5월에도 비슷한 소송이 제기된 바 있어 외형 확장과 반비례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느슨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州) 중부 지방법원 북부지원에 따르면 트레이시 타버(Tracy Tarver)는 현대글로비스와 글로비스 아메리카를 상대로 노동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타버는 연령·성차별로 불이익을 받았다며 미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신고했다, 이후 EEOC로부터 ‘소송제기권’ 통지를 받아 본격 재판에 착수했다.
원고 측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그는 2021년 4월 글로비스 아메리카에 설치기사(installer)로 입사해 2024년 10월까지 일했다. 해고됐을 당시 그의 나이는 51세였다.
그가 근무하던 어느 날인 2024년 7월 24일, 동료 직원인 후아니타 왓킨스(Juanita Watkins)는 원고에게 상사 헬렌 그린(Halen Green)이 한 말을 전했다.
왓킨스는 “그린은 당신이 나쁜 사람이고 불만만 많다고 생각한다”며 “당신과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고, 내 근무지도 곧 옮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린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트랜스젠더 여성이고, 왓킨스는 사건 당시 64세였다. 원고와 왓킨스는 부서 최연장자에 속했다.
원고는 소장에서 “나와 왓킨스와 달리, 더 젊은 동료들은 서로 대화하거나, 협업하거나, 활동하는 데 아무런 제한이나 감시가 없었다”며 자신이 감시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원고는 이러한 대우에 대해 다른 상사에게 여러 차례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고 느낀 원고는 2024년 8월 5일경, 부서 운영 매니저에게 차별받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이후 8월 21~29일에도 원고는 인사팀에 차별을 보고하며 “그린이 다른 직원들에게 자신과 대화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다”며 “그린이 자신의 평판을 훼손하고 나와 가깝게 지내는 동료들을 해고하거나 격리시키겠다고 위협한다”고 밝혔다.

9월 26일경 원고는 재차 차별을 보고하며 “젊은 사람들은 누구와든 자유롭게 대화할 권리를 누리지만, 그 권리가 나에게는 박탈됐다”며 “내 성별과 나이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고 느낀다”고 썼다.
이어 “어떤 동료는 나와 왓킨스에게 모욕적인 말을 했고, 이를 상부에 보고 했지만 오히려 내가 매일 문제를 일으킨다며 무시당했다”고 덧붙였다.
2024년 10월 16일에 원고는 해고됐다. 그는 “해고 사유는 사무실을 걷다가 널부러진 집기를 발로 다른 사람 쪽으로 찼다는 것이였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 CCTV를 확인해보자고 했지만 인사팀은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글로비스 아메리카 측이 원고를 해고한 사유는 ‘폭력 무관용 정책’이었다.
원고는 재판부에 ▲부당해고 ▲부당보복 ▲성차별 해고를 소송 청구 원인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차별 금지 명령, 복직, 임금 소급 지급, 법정 손해배상 등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시에 사옥을 매입하고 미국 중고차 경매장 운영업체를 인수하는 등 현지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잇따른 노동법 위반 소송에 직면하며 진통을 겪고있다.
지난 5월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글로비스 EV 로지스틱스 아메리카에서 근무한 노동자도 ADEA 위반으로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현대글로비스 측은 해고 사유가 명확했으며,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Biz&Law] LG화학, 고흡수성 폴리머 美 반덤핑 관세 ‘0%’
- [Biz&Law] '로보카 폴리', 美서 소송… '짝퉁과의 전쟁' 선포
- [Biz&Law] 아바코, 美 펨토메트릭스와 밀월관계 4년 만에 ‘파경’
- [Biz&Law] “전자파 공격 받았다”…삼성전자에 1억달러 소송 ‘기각’
- [Biz&Law] 삼성전자, 美 특허괴물과 격돌에 日 도시바 등장…왜?
- [Biz&Law] “이메일 한 통도 계약”…쿠팡, 클럽월드컵 중계권 항소심 판결보니
- [Biz&Law] 삼성전자, 美 가스레인지 화재 소송 1차전 승리
- 현대글로비스, 브랜드 가치 81%↑… 세계 물류 브랜드 톱25 진입
- 엔카닷컴, 차량 구매 지원금 총 1억원 이벤트 진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