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세액 공제 다음달 종료⋯배터리 수요 하락 전망
中 유럽 시장 점유율 34→47.8%⋯주요 국가 보조금 폐지
'군용드론·인공지능·ESS' 新 기회⋯"고성능 배터리 선점 필요"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산업연구원(KIET)이 미국 감세법(OBBBA)에 따라 현지 배터리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31일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기 진단과 극복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발효한 감세법 때문에 미국 내 한국산 배터리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가 에너지저장장치(ESS), 드론,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감세법은 미국 정부의 전기차 구매 세액 공제를 예정보다 7년가량 앞당겨 다음달에 종료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보조금을 없애면 전기차 구매 가격이 상승해 배터리 수요도 위축된다는 설명이다.
2022년 기준 유럽(EU) 시장의 63.5%를 차지하던 국내 배터리는 지난해 48%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이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주요국가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거나 축소한 것에 기인한다. 반면 중국은 저가 배터리를 통해 해당 시장 점유율을 34%에서 47.8%까지 늘렸다.
한편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44GWh 규모에서 2030년 506G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감세법 발효 후에 태양광과 풍력은 청정전력 생산시설 투자세액공제에서 제외된다. 반면 ESS는 그대로 남아있어 미국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군용드론도 최근 국제 안보 환경 악화로 글로벌 국방 지출이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배터리 산업의 기회로 분석됐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 전용 고성능 배터리 개발 수요도 계속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양산 경쟁이 격화하면서 한국이 강점을 보유한 배터리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확대해 휴머노이드용 고성능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