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80주년 참석 위해 6년8개월 만의 방중
다자 외교 무대 데뷔, 韓 우원식 국회의장도 참석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양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전용 차량에서 내려 레드카펫을 밟으며 행사장으로 입장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의 환대를 받으며 악수로 인사를 나눴다.
이번 열병식은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와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행사로 시 주석은 톈안먼 망루에서 직접 행사를 주재했다.
시 주석 좌측에는 김 위원장이 우측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중·러 정상의 첫 다자 무대 동시 등장’이라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됐다.
중국은 열병식을 통해 2019년 이후 6년 만에 첨단 무기들을 대거 공개하며, ‘반(反)서방 진영의 중심축’ 역할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북중러 정상의 동시 등장 자체만으로도 대외적으로는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가 부각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전용열차를 타고 딸 주애와 함께 베이징에 도착했다. 다만 주애는 열병식 행사장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방중 수행단에는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당 국제부장 등이 포착돼 외교·안보 현안을 둘러싼 논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2019년 1월 이후 6년8개월 만이자 이번이 다섯 번째 중국 방문이다. 북중러 정상의 동시 등장에 3자 회담 성사 여부에도 시선이 쏠렸다.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양자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으나, 중국과의 3자 회담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한국 국가정보원 역시 북중러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 측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전 서열 2위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다.
우 의장은 김 위원장과의 조우 가능성에 대해 “현장에 가봐야 알 것”이라며 “만나게 된다면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